DMZ를 관통도로 없는 생태공원으로

DMZ를 관통도로 없는 생태공원으로

기사승인 2009-09-02 20:41:01
[쿠키 사회] “장차 비무장지대(DMZ)를 남북으로 연결하게 될 도로와 철도는 DMZ 4㎞ 구간을 모두 고가도로 또는 지하도로로 건설할 것을 요구한다…기술은 보유하고 있으므로 필요한 것은 단지 의지이다…더 원대한 꿈은 이런 DMZ 경유 고가도로 둘을 거대한 공간으로 연결해 DMZ 공중에 관광타운을 만드는 것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공중으로 모여들어 (투명한 덮개 등을 통해) 가장 잘 보호된 온대지역 사파리를 구경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이화여대 최재천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2일 환경부와 강원도가 서울 롯데호텔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한국DMZ포럼 국제심포지엄의 발제문 ‘생태자원을 고려한 DMZ 생태관광’을 통해 이같이 요구했다.

최 교수는 “생태학자들은 좁은 띠와 같은 자연서식지를 더 작은 단편들로 잘라낼 경우 대부분의 생물다양성이 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생태관광의 목적으로 DMZ를 활용하려고 한다면 서식지의 분할을 막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DMZ에 갇혀 있는 동물들이 다시 해안지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경의선과 동해선을 고가철도로 재연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DMZ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이 북한 측에도 군사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 준다는 점을 북한 정부에 확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김성일 교수는 다른 발제문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DMZ 평화공원 조성방향’에서 동서축과 남북축을 연계하는 한반도평화공원(HPP)을 제안했다. HHP는 동서축으로 서해 해상평화공원, DMZ 생태평화공원을 연결하고, 남북으로 설악산-DMZ-금강산 평화공원을 공동관리하는 것이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이사직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한반도평화공원 이니셔티브는 설악산에서 출발해서 금강산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월경보호구역을 설정하는 것으로 분단된 이후 처음으로 야생생물들의 연결된 통로를 창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성장위원회 김형국 위원장은 특별강연을 통해 “생태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휴전선 바깥 근접지역을 걷기여행 현장으로 꾸미겠다는 강원도의 계획은 경청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DMZ에는 대략 한반도 전체 식물다양성의 3분의 1(약 1000종), 조류의 5분의 1(60종 이상), 포유동물의 2분의 1(30∼40종)이 살고 있다. 또 멸종위기에 처한 전세계 두루미의 20%, 전세계 재두루미의 50%, 검은부리저어새 등의 철새가 DMZ를 중간지착지로 삼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
임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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