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집값불안 조기 진화에 나섰다

당국,집값불안 조기 진화에 나섰다

기사승인 2009-09-05 0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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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소득 수준에 맞춰 대출한도를 정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은 당국의 부동산시장 조절수단 가운데 고강도 카드에 속한다. 금융당국이 이 카드를 꺼낸 것은 여름 비수기에도 집값이 들썩이는 등 주택시장 불안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시장 상황과 주택담보대출 추이에 따라 후속대책도 언제든 꺼내들 수 있다는 태세다.

◇비수기 주택시장 이상 과열=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현재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보험사, 상호금융사 등의 주택대출 잔액을 집계한 결과 모두 341조4000억원으로 전달보다 4조2000억원 늘었다고 4일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 주택대출 증가분만 놓고 보면 6월 3조9000억원, 7월 3조8000억원, 8월 3조2000억원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8월이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감소세라고 보기 힘들다"며 "8월 말까지 금융권 주택대출 순증 규모도 28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문제는 가을의 문턱에 선 지금부터다. 더위가 가시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을철 이사수요와 내집 장만을 미뤘던 실수요자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경우 집값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연구소는 지난달 31일 기준 전국 아파트 시세가 1주일 전에 비해 0.2% 올라 1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0.3% 상승해 다른 지역에 비해 상승폭이 컸다.

◇내 대출 얼마나 줄어들까= 연봉 5000만원을 받는 김 부장. 이번 주말 내년 고등학생이 되는 막내 딸을 위해 서울 목동으로 이사할 아파트를 알아볼 계획이다. 6억원 짜리 아파트를 대출을 끼고 장만할 예정이라면 바뀐 DTI 규제로 얼마를 빌릴 수 있을까.

대출기간 20년에 지난달 금리수준을 감안해 연 5.29%를 가정한다면 DTI 50%를 적용할 때 받을 수 있는 돈은 2억4390만원이다. 연소득의 5배 수준까지만 빌릴 수 있는 셈이다. 종전 담보인정비율(LTV)에 따라 빌릴 수 있었던 돈과 비교해보면 5610만원이 줄어든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DTI는 정책효과가 큰 강력한 규제수단"이라며 "은행 건전성 관리 강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5000만원 이하 소액대출과 아파트 집단대출, 미분양주택 담보대출 등 3가지 경우는 DTI 적용대상에서 제외했다. DTI 규제 강화로 서민의 생활자금 수요나 실수요자의 자금원까지 막히지 않게 하려는 목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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