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사태 1년,최대 희생자들의 현재 모습은

리먼사태 1년,최대 희생자들의 현재 모습은

기사승인 2009-09-06 18:00:03

[쿠키 지구촌] 2008년 9월15일 파산신청한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1년. 불황의 골은 깊었지만 최악은 지났다는 희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위기의 최대 희생자로 꼽혀온 싱가포르, 아일랜드, 발틱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의 1년 뒤 모습을 주간 타임 최신호가 점검했다. 싱가포르 경제가 내수와 중국시장의 발견으로 탄력있게 반등하는 반면 아일랜드와 발틱3국은 불황이 남긴 숙취에서 아직 헤매는 모습이다.

싱가포르의 기사회생

인구 484만명의 소국 싱가포르는 지난 40년간 국내총생산(GDP)의 2.5배에 달하는 수출로 부를 이뤘다. 신용위기로 촉발된 미국 유럽 소비시장의 위축은 싱가포르 부의 핵심을 흔들었다. 주식시장은 2007년 고점 기준 60%나 폭락했고 올 GDP 예상치는 6개월간 3차례나 하향조정을 거쳐 -9%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최악의 위기 속에서 싱가포르는 의외의 구원투수를 발견했다. 바로 ‘연간 소득 2만달러 중산층’이라는 자국 소비자들이었다. 2000년 이래 싱가포르 가구당 자산은 60%나 상승했다. 국민의 84%는 공공주택의 혜택을 받는데다 실업률도 3.3%로 여전히 낮았다. 침체 속에서도 싱가포르인에게 소비여력은 충분했다. 정부의 공격적 내수진작으로 내수가 활기를 띠면서 싱가포르 경제는 대붕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었다.

수출국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주역은 3대 수출시장으로 떠오른 중국과 인도였다. 그동안 중국 수출은 미국 유럽 재수출을 위한 우회로였으나 불황을 거치며 중국 소비자들은 서구 소비자들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인도와의 교역규모도 192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25%나 증가했다.

터널의 끝은 어디, 아일랜드와 발트3국

“유로화를 논하는 것은 타이태닉호 승객들에게 목적지에 도착하면 뭘 하겠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2013년 목표로 추진 중인 유럽단일 통화 도입 문제에 대해 이렇게 털어놓았다. 이 나라가 처한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말이다. 각국이 경기회복의 속도를 논하는 지금, 발트3국에서 아직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 2분기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의 GDP는 각각 -20%, -20%, -17%를 기록했다. 장기화되는 불황은 통화 가치절하 등 정책적 논란과 사회불안을 불러오고 있다.

초유의 부동산 붐을 통해 경제발전 신화를 이룬 아일랜드 역시 불황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년 전만해도 아일랜드의 성공은 놀라웠다. 특히 전국 주택의 40%가 지난 10년간 세워졌을만큼 부동산 개발 붐은 뜨거웠다. 거품이 컸던만큼 꺼진 뒤의 후유증은 오래갔다. 실업률은 13%(2009년말), 향후 2년간 경제규모는 -13.5%로 계속 축소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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