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1년] 작년 10월에만 ‘백그라운드 브리핑’ 10여차례

[금융위기 1년] 작년 10월에만 ‘백그라운드 브리핑’ 10여차례

기사승인 2009-09-09 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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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금융위기의 수렁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환투기 세력이었다. 외환거래량이 적은데다 시장 개입 물량이 실시간으로 공개돼 정부의 환율 방어력 수준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근거없는 비관론"을 탓했고, 때론 언론을 원망했다.

시장과 정부의 링크역할을 했던 정부과천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도 예외는 아니었다. 120여개 국내외 언론사 기자들이 상주하는 이곳에선 금융위기가 고조된 지난해 10월에만 '백그라운드 브리핑'(비공식 배경 설명)이 10차례 이상 열렸다. 카메라를 끈 상태에서 진행됐던 격론들을 통해 금융위기가 고조됐던 상황을 되짚어보았다.

2008년 9월2일: 영국 일간지 FT,'한국 원화 문제로 검은 9월 직면'

-A관료, "(기자실을 빠져나가며) 저희들은 이런 경우를 'IMF증후군'이라 부른다. 조금만 이상해도 대란, 대란 하다가 곧바로 잡히면 관리를 잘해서 그렇다 하며 말을 바꾼다."

10월8일: 원·달러 환율 전주말 대비 12% 이상 폭등

-B 관료, "오늘 불안심리 확산에는 외국 신용평가사 두 곳에서 우리나라가 'Insolvency(상환불능)' 상황이라고 했다는 다우존스의 보도 때문이다. 두 곳에 물었더니 그런 단어를 쓴 적 없다고 한다. 원문은 유동성 압박(liquidity squeeze)이라는 원론적 내용이었다. 과연 언론이 그렇게 하는 게 옳은지 묻고 싶다."

10월10일: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출장 직전

-강만수 장관, "10월 말까지 (외환시장) 불안심리 해소에 중점을 두겠다. 10월 말이 지나면 지구전에 들어갈 것이다. 과거 우리 경험에 의해서도 IMF 구제금융이 확정된 다음 시장은 오히려 불안해졌다. 액션 플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컨트롤타워가 없니 어쩌니 그런 얘기 안 해줬으면 한다. 전투에 나간 사람 뒤에서 응원은 못 해줘도 등에, 아군한테 총을 쏘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한다."

10월24일: 월스트리트저널 'IMF,통화 스와프 통해 한국 지원'

-B 관료, "사실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겠지만 외국 언론들도 누군가 보도하면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우리보다 외형적으로 나쁜 곳도 있는데…IMF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10월27일: 홍콩 일본 한국경제 설명회(IR) 결과 설명

-A 관료, "홍콩과 싱가포르, 도쿄에 악의적인 루머가 많았다. 외환보유액이 제로라느니, 한국이 쓸 수 있는 달러가 없다느니…. 제가 일본에 갔을 때 일본 관리를 만나 돈을 꾸러 간 것이란 소문도 있었다. 저는 만나지도 않았다. 감히 부탁 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전제하는 것을 조심해주셨으면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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