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괴담 난무’…대재앙 시나리오에서 수능 연기 괴담까지

신종 플루 ‘괴담 난무’…대재앙 시나리오에서 수능 연기 괴담까지

기사승인 2009-09-09 17:39:02
[쿠키 사회] 신종 인플루엔자(신종 플루)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신종 플루의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하지만 사망자가 4명이 나온 상황에서 국민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수만명이 숨질 것이라는 내용의 ‘신종 플루 17단계 대재앙 시나리오’가 인터넷 등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불확실한 정보에 근거한 것으로 막연한 불안감이 조장되고 있다. 대전에서는 부유층 밀집지역에서 신종 플루가 발생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인터넷과 학교에서는 수능 연기 괴담이 떠돌고 있다. 각종 수험정보 사이트와 인터넷 카페에서는 신종 플루 대유행이 오면 수능을 연기할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대부분은 헛소문이지만 괴담은 멈추지 않는다. 한 수험생은 9일 인터넷 카페에 “날씨가 추워지면 신종 플루가 더 극성을 부린다는데 수능이 취소되면 모두 재수생이 되는 것이냐”는 글을 올리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신종 플루 치료거점병원 중에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던 환자가 발길을 끊는 경우도 생겼다. 수도권의 한 치료거점병원 관계자는 “신종 플루 의심환자 외에도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로 병원은 북새통”이라며 “하지만 임신부나 만성질환자 등 정기적으로 병원을 오던 환자들이 신종 플루에 걸릴까 걱정해 오지 않는 경우가 생겼다”고 말했다.

신종 플루 의심 환자나 해외 여행을 다녀온 사람을 멀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회사원 강모(37)씨는 최근 필리핀 출장을 다녀온 뒤 열이 나 신종 플루 검사를 받았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강씨는 자신을 피하는 회사 동료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해야 했다. 강씨는 “검사 결과 단순 감기로 나왔다”며 “죄인 취급하는 주변 사람의 시선이 아픈 것보다 참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는 최모(32)씨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재채기가 나올 때마다 사람들이 얼굴을 찌푸리면서 피해 죄라도 짓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신종 플루 예방에 효과가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과대 광고와 거짓 정보도 난무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다음 달 신종 플루 예방을 빙자하는 허위 과대 광고를 집중 단속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6일 현재 6214명의 감염자 중 4명이 숨져 사망률은 0.06%로 낮은 편이다. 정부는 감염자 대부분이 길게는 7일동안 앓다가 완치됐다고 강조하지만 국민을 안심시킬 만한 뚜렷한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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