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인터넷에 유포돼 물의를 일으킨 '여고사 성희롱 동영상'과 관련, 해당 학교가 학생들에게 출석정지 조치를 내렸다. 교원단체는 이 사건을 교권침해를 넘어선 인권침해로 보고 철저한 조사 및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 H고는 9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여교사에게 불적절한 언행을 한 학생 A군(17)과 그 장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B군(17)에게 출석정지 10일의 징계를 결정했다. 출석정지는 정학과 달리 학생이 등교해 수업에 참가하지 않고 자습하며 반성토록 하는 징계다. 서울시교육청도 진상파악에 나섰다.
문제의 동영상은 지난 7월6일 A군이 교탁 근처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는 여교사에게 다가가 두 차례 어깨에 팔을 올리며 '누나 사귀자'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여교사는 B군에게 동영상을 삭제토록 지시했지만 B군이 다음날 자신의 미니홈피에 '선생님 꼬시기'라는 제목을 붙여 올린 뒤 포털사이트에 급속히 퍼졌다.
교원단체들은 교권침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조사한 교권침해 사건은 2006년 179건, 2007년 204건, 지난해 249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올해는 9월까지 200건이 넘는 사례가 접수됐다.
김동석 대변인은 "여교사 동영상 사건은 교권이 얼마나 추락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추락하는 교권의 실질적인 피해자는 학생인만큼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지난 3∼8월 접수한 교권침해 상담 691건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는 남학생이 수업시간마다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며 욕을 하고 거짓말을 퍼뜨려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는 6학년 여교사의 사례도 있다.
강보선 전교조 여성위원장은 "교육당국은 진상을 규명해 해당 학생에게 엄중한 조치를 내리고 관리자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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