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는 13일 “올 후반기 들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김정운에 대한 언급이 줄어 들었다“며 “그러나 김정운에 대한 후계승계작업이 중단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회복되면서 급박하게 후계문제를 논의해야할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지, 내부적으로는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남 최고위원회 상임위원장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후계문제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이 관계자는 해석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8월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현정은 현대그룹회장을 잇따라 만나는 등 전면에 다시 등장함에 따라, 대외적으로 후계자 부각을 자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지난 6월까지 북한은 주로 상층부와 군부, 국가안전보위부 등 대외적으로 비밀이 유지되는 곳을 중심으로 후계자 알리기가 활발하게 진행됐다”며 “현 단계에서는 대외관계를 고려해 입단속을 하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후계알리기작업’은 조금씩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가정에 설치된 유선 라디오 방송인 ‘제3방송’을 통해 김정운의 실명을 거론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한다. 제3방송은 주민통제와 사상교육 강화를 위해 활용되는 방송으로 각 가정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전달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김정운이 후계자로서 확고하게 자리잡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수준에 따라 후계구도논의가 부침을 거듭할 것”이라며 “세습이 아니라 집단지도체제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운의 이름이 ‘정은’이라는 주장에 이어 일부에서는 ‘정훈’으로 불리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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