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7인조 남성그룹 2PM의 리더 박재범이 탈퇴한 이후 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질 뿐 아니라 지상파 시사프로그램에서도 토론 주제로 삼는 등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박재범은 인터넷에 올린 한국 비하 발언이 뒤늦게 알려져 네티즌 등의 집중 공격을 받아오다 지난 8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2PM 팬클럽 회원 1500여명(경찰 추산)은 13일 박재범 소속사였던 서울 청담동 JYP엔터테인먼트 사옥 근처에서 탈퇴를 철회해달라며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검은 티셔츠를 입고 ‘돌려줘’라는 문구가 새겨진 흰 마스크를 착용한 채 JYP 사옥 앞 도로를 가득 메웠다. 팬클럽 연합회장은 “재범이 친구에게 심경을 토로한 글이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직역과 오역으로 퍼졌다”면서 “또 가수를 지키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은 기획사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팬클럽 연합회는 JYP엔터테인먼트 관련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개시했다.
다음 아고라 사이트에서 진행된 ‘재범, 이대로는 못 보냅니다’ 청원에는 16만명 이상이 서명했으며 다른 해외 사이트에서도 복귀를 요청하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 팬들도 구명에 나섰다. 미국 팬들은 JYP 뉴욕 사무실이 있는 건물 외벽에 재범을 복귀시키라는 포스트잇과 편지, 사진을 빼곡히 붙이는 등 구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SBS
시사 토론 프로그램인 ‘시사토론’은 지난 11일 ‘2PM 박재범, 인터넷 여론 재판 논란’이란 주제로 인터넷 여론몰이의 폐해와 편협한 애국주의 문제를 다뤘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도 12일 오전 ‘문화포커스-박재범 2PM 탈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대담을 진행, 언론의 지나친 선정적 보도 경향을 지적했다.
문화평론가 강명석씨는 이번 사태에 대해 “박재범이 병역에서 자유로운 남자 재미교포이며 어린 나이에 성공한 아이돌이라는 점 때문에 네티즌들에게 반감이 커진 것”이라면서 “또 미디어가 일부 의견을 가지고 마치 전체 의견인 것처럼 확대재생산하며 마녀사냥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가 한국을 떠나자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동정 여론과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정화작용 없는 인터넷과 미디어가 한 사람을 사회적으로 매장시켰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보도 준칙 등이 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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