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정부는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와 관련, 수공(水攻)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조사를 해왔으나 최근 수위조절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방류일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정부관계자는 13일 황강댐 수위가 무단방류직전에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자체 확보한 영상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상당한 양의 물이 차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물을 빼내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8월이후 7차례에 걸쳐 무단방류를 해 온 것도 그동안 북한이 관례적으로 수위조절을 해온 사실을 뒷받침 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8월초부터 북한은 7차례 대량 또는 소량의 물을 방류왔다"며 "지난달 27일에는 1억7000만t에 달하는 물을 방류했지만 대부분은 필승교 수위가 50㎝를 넘지 않는 소량이었다"고 말했다.
그간 남한의 피해를 상정한 의도적인 방류에 주목해온 정부가 단순 방류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은 의도성을 분명하게 확인할 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황강댐 방류 전날 북한군 병사 10여명이 군사분계선(MDL)까지 내려와 2시간 정도 정찰하고 돌아간 것과 관련, 사전정찰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은 "통상적인 정찰임무였으며 특이상황은 없었다"며 "사전 정찰이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수공 효과를 노렸다면 더 많은 양의 물을 방류했을 것이며 군부의 특이한 동향이 감지되야 하나 현재까지 의도적인 방류로 해석될 만한 색다른 행동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남북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대화 테이블에 나오려는 북한에 대해 분명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수공으로 몰아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인명피해가 있었던 만큼 어떤 형태로든 북한의 사과를 받아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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