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식시장은 머니게임…외국인 변화에 주목하라”

“지금 주식시장은 머니게임…외국인 변화에 주목하라”

기사승인 2009-09-21 22:34:00


[쿠키 경제]
지금 주식시장은 외국인 주도의 '머니게임' 중이다."

최근 증시 상승국면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얘기다. 3분기 실적 기대감이나 경기 회복세 등도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요소지만 계속해서 예상치를 넘어서는 지수 상승을 이끌어온 주체는 누가 뭐래도 외국인의 '돈'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기업 실적이나 시장경기 회복세 등 시장의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보다 유동성, 즉 자금력 자체가 시장을 좌우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만 4조7254억원 어치를 사들였고, 이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말 대비 103.65포인트(6.51%) 상승했다. 지난주에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지수 편입이라는 이벤트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순매수는 지난 18일 1조4000억원을 훌쩍 넘기는 등 최고조에 이르렀다. 역으로 FTSE 편입이 실제 이뤄진 21일 외국인은 18일의 10분의 1수준인 1873억원만 사들였고, 이에 코스피 지수는 4.21포인트(0.25%) 하락한 1695.5로 장을 마쳤다. FTSE 편입 이벤트가 일단락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지자 바로 시장이 흔들린 것이다. 외국인 자금에 의한 '머니게임'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대우증권은 "코스피지수 편입 종목들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990년 이후 평균 표준편차의 1배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본격적인 머니게임 영역에 들어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FTSE 편입 효과가 줄어들더라도 국내 경기의 빠른 회복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 효과 등으로 외국인 매수 주도의 장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3.4원 하락해 1204.4원을 기록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달러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생겨난 '달러 캐리 트레이딩' 자금은 주식 시장 등 위험자산을 선호한다"면서 "외국인 매수 우위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장 근거가 아닌 유동성에 의존하는 시장에서는 전망이나 분석이 어려워진다는 데 있다. 언제든 자금력 주체의 변심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수준이나 세계 경기 회복 속도 등에 따라 외국인의 관심이 한국을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이런 상황에서는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면서 원·달러 환율 1150선에서 외국인 매매 변화 여부를 주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2001년 이후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순매수의 상관관계를 본 결과 원·달러 환율이 1150원 밑으로 내려가면서 외국인 매도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이어 "또 세계 경기가 좀 더 좋아지고 한국 증시 상승탄력은 상대적으로 둔화되면 외국인 관심은 한국 외 시장으로 이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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