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제64차 유엔 총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는 물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거버넌스(Governance·관리 감독)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유엔총회에서 "물 문제는 다양한 분야에 파급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사안"이라며 "효과적인 국제협력 체계의 구축을 위해 특화되고 통합된 물관리 협력방안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물관리를 위한 국제적 거버넌스 체제' 제안은 전 세계적인 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기구 설립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WHO(세계보건기구)' 'IDA(국제개발협회)' 등과 같은 전세계적인 물 관리 국제기구 설립에 우리 정부가 앞장서겠다는 의지다. 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코리아를 실현하기 위해 국제기구 기관 설립 등을 준비중"이라며 "그러나 국제기구 설립은 10년 이상 걸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통령 임기 내애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지는 예단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2억 달러 규모의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 공적개발원조(ODA) 금액의 절반인 1억 달러를 아시아 국가의 물부족과 홍수 등 물 관리 사업에 투입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물 관리를 강조한 것은 물 위기가 단순한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적인 위기라는 인식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 절반에 가까운 지역이 물부족 위협을 받고 있고, 물부족 인구는 10억명 정도이며, 한국도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물 관리에 대한 한국의 성공적인 경험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청계천 복원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친환경 녹색 프로젝트였다"며 "이러한 우리의 경험과 성과는 한국을 동서 남북으로 관통하는 주요 강들을닌살리는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이어져 용수확보와 홍수조절의 근본책은 물론,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비판처럼, 4대강 사업이 후진적 토목사업이 아니라 21세기적 사업이라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청와대는 4대강사업을 기후변화 전략으로 연결시켜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계천 복원은 부근 온도를 3도 정도 낮췄다"며 "4대강 사업도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만성적인 물부족 문제와 환경 개선까지 가능한 기후변화의 적응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과거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며 개도국에 발전경험 전수, 공적개발원조 확대, PKO 참여 등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한국의 미래상도 강조했다. 뉴욕=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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