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덕담이 오갔다. 하토야마 총리는 “새 정권 출범 이후 빠른 시기에 회담을 갖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선거 직후 이 대통령이 가장 빨리 전화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전폭적 지지로 당선돼서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하토야마 총리는 충분히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데) 역할을 하시리라 기대하고, 나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총리 역시 “역사를 직시할 용기를 가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새로운 관계에 대한 두 정상의 생각도 비슷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일왕 방한 문제를 긍정적으로 거론하는 등 한일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늘 과거사 문제가 되풀이되기 보다는 이를 매듭짓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것이 한일관계의 근원적 처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의 다음번 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 문제가 전향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사죄문제에 대한 일본의 기준이 되고 있는 이른바 ‘무라야마 담화’를 뛰어넘는 입장표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 역시 아시아 대화를 중시하는 외교전략을 천명한 상태다.
두 정상은 또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 공조에 노력키로 하는 등 최근 국제적 현안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류팬으로 알려진 하토야마 총리의 부인 미유키 여사의 근황도 화제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미유키 여사가 지난 20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축제 한마당에서 축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한국에서는 본인보다 부인이 인기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탤런트 이서진씨와의 만남도 소개했다. 뉴욕=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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