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총장 소병욱) 경영학과 박보령(21)씨가 이 대학의 ‘미국 복수학위 1호’ 학생으로 탄생했다.
박씨는 2006년 대구가톨릭대 해외복수학위 특별전형으로 입학해 한국에서 2년 과정을 마치고 2008년 1월 다른 6명과 함께 미국 미시시피주립대(경영학과)로 유학을 떠났다. 계절학기까지 수강해가며 세 학기만에 필요한 학점을 모두 이수하고 지난 8월 이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내년 2월이면 본교 학위까지 2개 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미국에서 조기졸업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박씨는 “처음에는 어색한 게 많고 의사소통이 잘 안 돼 고생했지만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유학을 앞두고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지만 막상 미국 학생들과 경쟁하려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첫 학기에는 도서관에 틀어박혀 공부만 했다. 경영법 시간엔 매주 1회 치르는 퀴즈를 모두 통과해 미국 학생들을 놀라게 했다.
한국에서의 대학 기숙사 생활 2년이 미국유학 생활을 잘 할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이 됐다는 그녀는 “복수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본교에서 성실하게 영어공부를 한 덕택”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엄격한 기숙사 규율을 따르며 몸에 밴 성실함이 있었기에 미국에서 어려운 과정을 잘 극복하고 자율적으로 계획성 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미국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도 큰 자극이 됐다. 박씨는 “결석하거나 지각하는 미국 학생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며 “수업이 시작되면 학생들은 눈이 더욱 초롱초롱해지고 틈만 나면 질문과 발표를 하고 싶어 안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박씨의 꿈은 글로벌 기업에서 인사 분야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지금은 장차 세계무대에서 활동할 모습을 상상하며 TEPS와 TOEFL 시험공부를 하고 있고 대학원 진학도 고민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2006년 해외복수학위제도를 도입했다. 본교에서 2년, 해외 대학에서 2년 과정을 모두 마치면 두 대학의 학위를 동시에 받을 수 있고 4년간 등록금 전액과 기숙사비가 면제되는 등 파격적인 장학혜택이 있어 학생들의 관심이 크다. 지금까지 138명이 해외복수학위 특별전형으로 입학해 74명이 미국과 중국의 5개 대학에서 수학하고 있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