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위기에 처한 일본 백화점들이 한국 백화점 매장 운영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백화점은 본사가 상품 선택에서부터 진열, 판촉까지 책임지는 반면 한국은 각 매장에 일임하는 대신 매출 책임도 지우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 주요 언론은 14일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백화점 4사의 매출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매출액 1위인 J프론트리테일링은 9825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줄었다. 다카시마야(高島屋)의 매출은 198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8777억엔으로 떨어졌고 마쓰야(松屋)는 82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백화점 업계 전체적으로는 매출이 가장 많았을 때보다 30% 이상 줄어들어 “이대로라면 업계의 존속 자체가 위험하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비용 절감 방안 마련에 나선 일본 백화점들이 한국식 운영방식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
요미우리신문은 오사카(大阪)에 있는 다이마루(大丸)백화점 신사이바시(心齊橋) 북관이 최근 각 매장에 물건 선택이나 진열·판촉 등을 맡기는 대신 매출 부분에 대한 책임도 지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화점 사원에게 들어가는 경비를 줄여 영업이익률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다카시마야 백화점도 올해 2월부터 적자인 신주쿠(新宿)점과 다치카와(立川)점의 인원을 각각 50%, 30% 줄였다.
신문은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면서 비용 절감 측면에서 훨씬 앞서가는 게 한국 백화점이라고 소개했다. 한국 백화점이 매장별 운영 체제를 일찌감치 도입해 운영비를 절감한 결과 올해 2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 동기 매출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일하는 3500명 중 신세계 사원은 300명에 불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문은 또 한국 백화점은 고객이 원하는 점을 파악한 뒤 판촉비를 대거 투입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