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자체 국내기업 정보 데이터베이스 ‘코참비즈’를 통해 ‘대한민국 10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6·25전쟁 기간(1950년 6월 25일~1953년 7월 27일) 중 창업의지를 다져 오늘날까지 생존한 기업은 총 62개로 이 가운데 15개 기업이 1000대 기업에 포함됐다고 22일 밝혔다.
1953년 4월 설립된 SK네트웍스를 비롯해 삼성물산, 현대제철, 한화, 롯데건설, 삼양사, 동부하이텍, 삼환기업, 영풍 등이 대표적이다. 15개 기업은 지난해 총 67조3764억원의 매출을 올려 1000대 기업 전체 매출의 3.9%를 차지했다. 종업원 수는 3만3272명(2.1%)이었다.
박형서 대한상의 회원사업본부장은 “1세대 창업기업들이 전쟁 폐허 속에서도 새로운 성장을 태동시켰다”며 “도전과 개척의 기업가정신이 불과 60년 만에 우리가 세계 10위권 경제규모를 가진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00대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1조7315억원에 순이익 741억원, 종업원 수 1559명, 존속기간 26년 6개월로 집계됐다. 총 매출은 1732조원으로 2008년에 비해 평균 5.2% 감소한 반면 순이익은 38.2% 급증해 ‘남는 장사’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적 경기불황 속에서 무리하게 외형을 확장하기보다 ‘내실경영’을 추구한 데 따른 것이다.
1000대 기업의 매출액 커트라인은 2219억원이었고, 창업 이후 1000대 기업이 되기까지 평균 18년이 걸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478개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업(142개), 금융 및 보험업(107개), 건설업(88개)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535개)과 경기(145개) 지역에 68%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1000대 기업의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국영기업이나 정부투자기관 비중이 높은 ‘전기가스업’은 100% 모두 살아남았고 금융 및 보험업(92.3%), 도소매업(72.7%)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과학기술서비스업(53.1%), 부동산 임대업(21.4%)은 생존율이 낮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