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오카다 다케시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이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과도한 자신감을 드러내 망신을 자초하는 듯 했으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쏟아내며 그동안의 수모를 만회했다.
오카다 감독이 이끄는 일본대표팀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 로얄바포켕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혼다 케이스케(CSKA모스크바)와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 오카자키 신지(시미즈 에스펄스)의 골을 묶어 덴마크를 3대1로 격파했다.
이로써 일본은 2승1패(승점 6)로 네덜란드(3승·승점 9)에 이어 조 2위에 오르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원정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한 것은 첫 본선 무대를 밟았던 1998 프랑스대회 이후 처음이다. 오는 29일 프리토리아에서 파라과이와 8강 진출권을 놓고 격돌한다.
오카다 감독은 이번 성과로 비판 여론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그는 월드컵을 앞두고 ‘4강 진출’을 선언했으나 정작 대표팀 평가전 성적이 자신감에 못 미쳐 조롱을 받아왔다.
일본은 지난 2월 안방에서 개최했던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국과 비기고 한국에 져 4개국 중 3위에 머물렀고 지난달 24일 남아공 출정식 경기에서는 한국에 0대2로 완패하며 자국 월드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세르비아(0대3)와 코트디부아르(0대2), 잉글랜드(1대2), 짐바브웨(0대0) 등과 가졌던 올해 8번의 평가전에서는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론은 오카다 감독의 사퇴 쪽으로 기울어져있었다.
그러나 월드컵에 돌입하자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일본은 아프리카의 강호 카메룬을 1대0으로 격파한 뒤 톱시드 국가 네덜란드에 한 골 차 석패하는 등 선전했다. 일본 국민들의 분노도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오카다 감독은 덴마크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10대0으로 이기겠다”고 자신해 다시 도마 위에 오르는 듯 했으나 두 골 차 완승으로 16강 진출권을 거머쥐며 그동안의 오명을 털어버렸다. 월드컵 4강 약속까지 지켜진다면 그가 국민적 영웅으로 등극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