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감독은 25일(현지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처음으로 원정 월드컵에서 동반 16강 진출을 일궈냈다는 점은 반갑고 축하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지성도 “아시아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원정 월드컵에서 나란히 16강에 올랐다는 점은 아시아 축구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라며 “이제는 아시아 국가도 잘 할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그것을 증명하길 바란다”고 허 감독과 뜻을 같이했다.
오카다 다케시 감독이 이끄는 일본대표팀은 전날 루스텐버그 로얄바포켕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3차전에서 덴마크를 3대1로 격파,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한국과 일본은 원정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동반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오는 26일 우루과이를 상대로, 일본은 29일 파라과이를 상대로 16강전을 벌이지만 두 감독은 이번 토너먼트에서 또 다른 승부를 벌여야한다. 서로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돌아가야 하는 자존심 대결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올해 두 번의 경기에서 일본을 잇따라 격파하며 우위를 점했다. 결승전이 아니라면 월드컵에서 재격돌하지 않지만 성적으로 아시아 최강을 증명해야한다는 점은 허 감독과 오카다 감독의 승부욕을 부추기고 있다.
두 감독이 이번 월드컵에서 승부욕을 불태워 더 좋은 성과들을 쏟아낸다면 한국과 일본은 감정의 골만 깊었던 과거의 라이벌 구도에서 벗어나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허 감독은 “우리와 일본은 동반자적 관계로 함께 발전하고 있다. 서로 발전하는 관계가 좋다”며 오카다 감독과의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포트엘리자베스(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