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명승부는 이제부터!’… 4그룹으로 나눠 본 16강전 판세

[남아공월드컵] ‘명승부는 이제부터!’… 4그룹으로 나눠 본 16강전 판세

기사승인 2010-06-26 21:47:00
[쿠키 스포츠]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 16강전 토너먼트를 시작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이번 월드컵은 범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남발된 본선 진출권과 유럽 중위권 팀들의 조별리그 부진으로 좀처럼 명승부를 보여주지 못했으나 이제부터는 매 경기마다 탈락자를 배출하며 불꽃 튀는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 우루과이 미국 가나, 4강까지 쾌속 질주(26일)

20세기 말까지만 해도 강호의 1승 재물에 불과했던 한국과 우루과이, 미국, 가나는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대반격의 디딤돌을 놨다. 대진표 상 이들 중 하나는 반드시 준결승전에 오를 수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이변이다. 4강까지의 길목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지만 오히려 이 같은 상황이 치열한 접전을 불러올 수 있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달성한 한국과 원년 우승국의 명예를 회복해야하는 우루과이, 잘 하고도 인정받지 못했던 미국, 아프리카 유일의 16강 진출국인 가나는 상대적으로 쉬운 대진표를 받은 행운을 쉽게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조별리그 무실점 우루과이와 아프리카의 기대를 등에 엎은 가나의 우세가 점쳐지나 승부는 끝까지 알 수 없다.

잉글랜드, 제2차 세계대전 이겨도 포클랜드 전쟁(27일)

잉글랜드는 4강까지의 길목에서 불편한 상대들과 싸워야 한다. 16강전에서 독일을 물리쳐도 8강에서 아르헨티나와 만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16강전에서 멕시코와 격돌하지만 전력 상 우위를 점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8강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잉글랜드는 독일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그라운드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여왔다.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라는 세계 최고 프로축구 시장을 보유했다는 점도 두 팀의 신경전을 극단으로 몰고 가는 요소다. 아르헨티나는 독일보다 더 껄끄러운 상대. 아르헨티나군이 1982년 영국령 포클랜드제도를 점령하면서 시작된 양국간 전쟁은 휴전상태로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초 다시 분쟁 조짐을 보여 30년 가까이 쌓아온 양국의 악감정이 골이 깊어졌다.

잉글랜드는 월드컵에서 독일과 1승2무1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아르헨티나와는 1986 멕시코월드컵에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의 ‘신의 손’ 사건과 2002 한·일월드컵에서 결승골로 이어진 마이클 오웬(잉글랜드)의 할리우드액션 사건으로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갔다.

네덜란드 전승 행진, 브라질도 넘어설 기세(28일)

네덜란드는 덴마크와 일본, 카메룬 등 쉽지 않은 상대들을 모두 격파하고 1위로 16강전에 진출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함께 전승 행진을 벌이고 있다. 네덜란드의 16강 진출은 예상된 일이었으나 톱시드 국가들 중 가장 뚜렷한 강세를 보이며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이탈리아를 물리친 슬로바키아와 격돌하지만 두 번의 이변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8강에 오를 경우 칠레를 상대하는 브라질과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은 남미예선에서 칠레를 두 차례 모두 격파한 바 있어 절대 우세를 점하고 있다.

브라질은 월드컵 통산 최다(5회) 우승국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의 절대 강호지만 네덜란드와 마주할 경우 어려운 일전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스페인·포르투갈 ‘이베리아반도의 주인을 가리자’(29일)

남유럽 이베리아반도에서 오랜 시간 라이벌전을 벌여왔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이번 월드컵 16강전에서 만나 최대 빅매치를 성사시켰다.

포르투갈은 에우제비오가 활약했던 1960년대 세계 최강을 호령하다 30여 년 간 급격히 추락하며 스페인에 패권을 넘겨주는 듯 했으나 1990년대 말부터 재기하며 강호 올라서기 시작했다. 21세기 들어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라는 신성을 배출하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우승국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으나 첫 판에서 스위스에 0대1로 져 명성에 먹칠했다. 전력 상 포르투갈보다 다소 앞선다는 평을 받고는 있으나 2년 전 기량을 보여주지 못해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16강전 승자는 파라과이와 일본의 승자와 격돌한다. 파라과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주도했던 기존 남미의 강세에 합류했으나 덴마크를 3대1로 격파한 일본과의 승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트엘리자베스(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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