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56년 만에 한 단계 성장 증명… 4년 뒤엔 다시 4강!

[남아공월드컵] 56년 만에 한 단계 성장 증명… 4년 뒤엔 다시 4강!

기사승인 2010-06-27 00:51:00
[쿠키 스포츠] 56년 만에 깨어난 꿈은 나흘간의 환희로 끝났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현지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우루과이에 1대2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꿈을 이루며 한 단계 성장을 증명했으나 더 높은 세계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4년 뒤를 기약했다. 그러나 첫 원정 16강 진출로 태극전사는 4년 뒤 2002년 이뤘던 4강 신화를 다시 한 번 재현할 자신감을 얻었다.

이름뿐이었던 아시아의 맹주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는 반세기를 넘겨 이제 60년째를 향하고 있다. 1954 스위스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았으나 당시 최강 전력을 자랑했던 헝가리(0대9)와 터키(0대7)에 대패하며 세계의 벽을 절감했다.

한국이 다시 본선에 오르기까지는 3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아시아에는 중동 모래바람이 거세게 몰아쳤고 북한은 1966 잉글랜드월드컵에서 아시아 첫 2라운드 진출(8강)에 성공했다. 한국은 1986 멕시코월드컵 본선에 오르며 아시아의 맹주로 부활했으나 아르헨티나(1대3)와 이탈리아(2대3), 불가리아(1대1) 사이에서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조기 귀국했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서는 3전 전패, 1994 미국월드컵에서는 2무1패,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는 1무2패로 잇따라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세기까지만 해도 한국은 ‘단골 출전국’일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다. 16강 진출은커녕 1승도 없는 한국은 ‘무늬만 아시아 맹주’였다.

월드컵 개최, 대도약의 초석을 놓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던 2002 한·일월드컵에서 그동안의 오명을 대부분 만회했다. 반세기 가까이 염원했던 1승을 시작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4강까지 한걸음에 달려가 세계를 놀라게 했다.

폴란드(2대0)를 상대로 월드컵 첫 승을 따낸 뒤 미국(1대1)과 비겼으나 포르투갈(1대0)과 이탈리아(2대1)를 잇따라 격파하며 승전고를 울렸다. 8강전에서는 스페인(0대0)과 비겼으나 승부차기(5대3)에서 이겨 4강 신화를 일궈냈다. 아시아 어느 국가도 이루지 못해낸 쾌거였다.

비록 독일(0대1)의 벽에 가로막혀 결승진출에는 실패했으나 터키(2대3)와 3·4위전을 벌이며 한 대회 최다 경기수인 7경기를 모두 채웠다. 불가능 속에 스스로를 가두게 했던 그동안의 기록들을 한 대회에서 모두 갈아엎었던 것이다. 월드컵에서 한국을 ‘1승 재물’쯤으로 여겼던 세계의 시선도 이때부터 ‘견제 대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56년의 꿈에서 깨다…‘4년 뒤 4강 도전!’

문제는 원정 기록이었다. 한국의 4강 신화가 어디까지나 안방이었기에 가능했다는 저평가를 받았다. 일방적 응원과 익숙한 환경, 심판 판정 등은 개최국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 이는 한·일월드컵 뿐 아니라 대부분의 대회에서 증명됐다.

한국이 축구 강국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원정 월드컵에서의 성과가 필요했다. 그리고 2006 독일월드컵은 한 계단 더 올라간 한국의 현 위치를 증명했다. 토고(2대1)를 상대로 원정 사상 첫 승을 거뒀고 프랑스(1대1)와 비기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16강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였던 스위스에 0대2로 무릎 꿇으며 부풀었던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4년 전 이루지 못했던 꿈은 ‘약속의 땅’ 아프리카에서 실현됐다. 첫 판에서 그리스(2대0)를 격파한 뒤 아르헨티나(1대4)에 완패했으나 나이지리아(2대2)와 비겨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56년의 꿈에서 깨어난 순간이었다.

한국은 원정 8강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으나 더 높아진 세계의 벽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원년 우승국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 골 차 석패하며 가능성을 남겼다. 이렇게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또 하나의 과제를 안게 됐다. 포트엘리자베스(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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