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히틀러” 월가, 백악관 향해 독설

“오바마는 히틀러” 월가, 백악관 향해 독설

기사승인 2010-08-16 13:52:00
[쿠키 지구촌] “오바마가 하는 짓은 히틀러 같다.”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설립자가 백악관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고 뉴스위크가 15일 보도했다. 거대화된 금융산업이 경제 위기를 불러온 주범이라고 믿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월스트리트와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최근 몇 달간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감정적으로 치닫고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블랙스톤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슈워즈먼은 지난달 시민단체 이사회 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바마 정부가 사모펀드에 부과되는 세금을 늘린 것에 대해 “마치 1939년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한 것과 같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오바마와 월스트리의 관계에 대해 “전쟁 상태”라는 표현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회의에 참석한 이들이 뉴스위크에 익명으로 털어놓으면서 알려졌다.

참석자들는 슈워즈먼의 발언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 참석자는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전쟁? 히틀러? 폴란드?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정당한 세금을 내도록 하자고 제안하는 것에 너무 오버 아닌가.”

슈바르츠먼과 백악관의 사이는 2008년 대선 당시부터 좋지 않았다. 슈워즈먼은 비록 오바마 후보에게 더 많은 후원금을 내긴 했지만, 공개적으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강력하게 지지했다. 당시 오바마 후보는 사모펀드 매니저들의 소득에 세율이 15%에 불과한 자본소득세가 부과되는 것에 반대해 세율 35%의 일반소득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오바마와 많은 동료 공화당 의원들은 1년에 80억 달러를 버는 슈워즈먼이 그의 비서나 운전기사보다 더 적은 비율의 세금을 내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했었다. 사모펀드 매니저들은 펀드 운용 수익의 20%를 수익으로 받는데, 엄밀히 말해 이는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수익이지 펀드매니저들은 단 한 주의 주식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본소득이라고 볼 수 없다는 논리였다.

이같은 논란은 올해 미 의회에서 조세전문변호사들의 탈세를 막기 위해 일반소득세 적용을 확대하면서 더 커졌다. 법 조항 개정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부동산 투자자들과 다른 사업가들까지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슈워즈먼은 또 오바마가 월스트리트의 금융가들을 향해 “살찐 고양이”라고 독설을 내뱉은 것을 비난하고, 그의 측근이나 내각에 최고경영자 출신이 없다는 점에도 분노를 표출했다. 슈워즈먼을 아는 월스트리트의 한 경영자는 뉴스위크에 “스티브는 대통령이 자본시장의 역할에 대한 직관적인 감각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오바마는 화성에서, 스티브는 금성에서 온 사람 같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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