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올댓오토]세계 최고의 ‘명차’로 손꼽히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값 비싸게 샀다가 중고로 팔때는 ‘똥값’되는 승용차”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자동차의 미니밴 ‘카니발(미국 모델명 세도나)’ 역시 미국에서는 중고가치가 급락하는 대표적인 차종으로 뽑히는 불명예를 당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1일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자동차 가운데 ‘가장 가치가 급락하는 차량’을 선정, 공개했다.
벤츠의 최고급 모델인 S클래스 S65는 20만5000달러(2억2880만여원)을 주고 신차를 구입하면 5년뒤 중고로 팔 때 단돈 3만2000달러(3570만여원)에 팔아야 한다. 5년뒤 중고가격이 원래 산 가격의 16%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독일산 럭셔리 자동차들에 대해 “처음 탈 때 성능은 좋지만 일본 한국 등 아시아산보다 고장이 잦고 내구성은 떨어지며 부품값이 지나치게 비싸 경제적이지 않은 차”로 인식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인의 인식에 가장 큰 악영향을 끼친 모델이 바로 벤츠 S클래스. 거기다 1990년대말 아우디의 승용차 라인에 최악의 리콜사태가 겹치며 소비자 신뢰도가 급전직하했다.
기아자동차의 세도나 역시 신차 가격이 2만4990달러(2790만여원)임에 비해 5년뒤 중고차 가격은 3750달러(418만여원·신차가격의 16%)로 평가됐다.
기아 카니발은 2000년대 초반 미국시장에 진출했지만 일본 토요타와 혼다자동차의 동급 미니밴에 비해 외양 디자인이 낙후되고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명 ‘정크카(깡통차)’ 취급을 받아왔다. 2006년형부터 모델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했지만 여전히 일본차에 비해서는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밖에 현대의 액센트와 기아자동차의 리오도 1500만원대의 가격으로 신차를 사면 팔때는 200만원 안팎밖에 받지 못하는 자동차로 꼽혔다.
미국 브랜드 중에는 크라이슬러의 세브링 모델들과 GM의 쉬보레 코발트, 머큐리의 그랜드마퀴 등이 신차 가격에 비해 중고차 가격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자동차로 꼽혔다.
미국 자동차시장의 5년후 중고차 가격은 보통 신차 가격의 40~60%로 평가되며, 이 중고차 가격이 높을 수록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 “신뢰할 만한 브랜드·모델”로 꼽힌다. 토요타와 혼다는 1980년대부터 품질좋은 캠리와 어코드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최고의 중고차 가격을 받는 자동차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