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풀 먹으러 다니던 北 20대 ‘꽃제비’ 여성, 결국 굶어죽어

토끼풀 먹으러 다니던 北 20대 ‘꽃제비’ 여성, 결국 굶어죽어

기사승인 2010-12-10 21:17:00

[쿠키 지구촌] 지난 10월 식량난 해결을 위해 토끼풀을 찾으러 다니는 모습이 국내 지상파 방송을 통해 공개돼 충격을 줬던 북한의 20대 여성이 결국 사망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0일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지난 10월 방송된 ‘KBS스페셜’에 등장했던 북한의 20대 ‘꽃제비’ 여성이 끝내 사망했다.

KBS스페셜은 ‘북한 3대 권력세습 김정은, 그는 누구인가’ 편에서 김정은 후계가 본격화 된 시기에 주민들의 식량난이 심각했다고 전하며, 토끼풀을 찾으러 다니는 여성과의 인터뷰 장면을 내보낸 바 있다.

당시 뼈만 남은 앙상한 모습의 이 여성은 촬영자가 “토끼풀을 매서 뭐하냐, 토끼를 주려고 하느냐”고 묻자 “내가 먹으려고 한다”고 대답했다. 또 “집 없이 바깥에서 자느냐”는 질문에도 “예”라고 대답했다.

KBS에 이 동영상을 제공한 일본의 아시아프레스는 9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지난 6월 평안남도에서 해당 인터뷰를 했던 김모씨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 10월 20일경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도에서 아시아프레스 관계자는 “이 여성은 가정도 없이 시장이나 길거리에서 구걸 생활을 하다가 옥수수밭에서 죽어있는 것이 발견됐다”면서 “당시는 옥수수 수확 시기로 옥수수를 먹으러 갔다가 밭에서 굶어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의 시신은 발견됐던 당시 이미 부패가 시작됐다. 주민 신고를 받은 해당 지역 인민보안소(경찰)가 무연고자라는 이유로 늑장 대응을 벌이는 바람에 그녀의 시신은 오랫동안 옥수수밭에 방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화폐개혁 조치 따른 경제혼란으로 북한에서는 전국각지에서 꽃제비들이 급증했고, 일부지역에서는 아사자도 발생했다”면서 “사망한 그녀 역시 무리한 화폐개혁 조치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 동영상은 KBS뿐 아니라 일본 아사히TV 및 영국 BBC 등에도 제공·방영돼 전세계적으로 충격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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