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女 차례로 성관계, 20대 3명 무죄…누구 잘못?

12세女 차례로 성관계, 20대 3명 무죄…누구 잘못?

기사승인 2010-12-23 22:16:00
[쿠키 사회] 술취한 12세 소녀를 돌아가며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3명에게 무죄가 선고돼 법적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유상재)는 특수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백모(22·판매원), 양모(21·대학생)씨 등 20대 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가 나이 어린 소녀이고 음주를 한 사정은 인정되나 심리적 또는 물리적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항거 불능의 상태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함께 있던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고 피고인들에게 성관계를 재촉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성관계 후 혼자 옷을 입고 여관 밖으로 나와 피고인들에게 차비를 받아 돌아온 점 등을 볼 때 몸을 못 가눌 정도로 만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형법 제299조에서 규정한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간음행위로 단정할 수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일부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진 경우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를 적용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미성년자의제강간의 경우 혐의 적용 때 항거불능상태 여부를 따지지 않아 피의자 모두 유죄 판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원지검 관계자는 “피해소녀가 나이를 속인데다 외모도 성숙했고 가해자들 역시 피해자들이 13세 미만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볼 수 있는 증거가 없어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며 “가해자들이 술먹이기 게임을 해 피해소녀가 취하도록 한 뒤 항거불능상태로 만들어 차례로 성폭행한 것이 분명한 만큼 특수준강간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 곧바로 항소했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이날 트위터에는 관련 게시물이 하루종일 RT(리트윗)횟수 상위권에 올라있으며,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는 이 사건이 가장 뜨거운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하나같이 “자기 딸이었다면 판사가 이런 식으로 판결을 내릴 수 있었겠느냐”며 비난했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백씨와 양씨 등은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4시쯤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김모(당시 12세)양 등 3명을 군포시 당동의 한 여관으로 데려가 함께 술을 마신 뒤 취하게 한 뒤 차례로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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