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앞두고 로마에서 소포폭탄 ‘펑펑!’

성탄 앞두고 로마에서 소포폭탄 ‘펑펑!’

기사승인 2010-12-24 00:34:00
[쿠키 지구촌] 성탄절을 앞둔 23일 이탈리아 로마의 외국 공관에서 잇따라 소포 폭탄이 터져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로마 주재 모든 외국 공관의 우편물을 긴급 조사하고 있다. 유럽이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이날 낮 12시쯤(현지시간) 로마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이탈리아 주재 스위스 대사관에서 우편물 담당 직원이 이날 배달된 소포를 여는 순간 폭탄이 터졌다. 53세의 스위스 국적 직원은 양손을 크게 다쳐 병원에 후송됐다. 경찰은 “소포에 정밀한 기폭 장치가 장착돼 있었다”며 “문제의 소포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 3시쯤 칠레 대사관에서 또 소포 폭탄이 터졌다.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 “대사관 건물 밖에서도 폭음이 들렸고, 직원 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곧이어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수상한 우편 소포가 배달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로마 경찰은 테러대책팀을 출동시켜 모든 외국 공관에 배달된 우편물을 긴급 점검했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로마 내 모든 외국 공관에 심각한 위협이 있다”며 “재외 이탈리아 공관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선 지난 14일 비리와 성매매 의혹을 받아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상하원의 신임투표를 통과하면서 연일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날 오전에는 로마 시청에서도 2건의 가짜 폭탄 신고가 있었고, 21일에는 로마 지하철에서 역시 가짜 폭탄이 발견돼 긴급 경보를 발령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현지 언론들은 “경찰이 무정부적인 극단적 생태주의 테러 조직을 주요 용의선상에 놓고 있다”고 전했고, AP통신은 “이탈리아 내 반정부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로마 시장 기아니 알레만노는 스위스 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탈리아 국내 사안이 아니라 외국에서 획책한 사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그리스 아테네에서도 스위스 대사관과 러시아 대사관에서 소포 폭탄이 터졌고 멕시코 대사관에는 소포 폭탄이 배달되던 중 적발됐다. 그리스 내 무정부주의자들의 소행이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0월 유럽을 여행 위험 지역으로 지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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