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올댓오토]32만km를 넘게 타도 고장 없이 너끈하게 탈수 있는 자동차는 어떤 게 있을까. 보통 5년 15만km이상을 타면 자동차를 바꾸는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달리 요즘 세계인의 대세는 내구성 좋은 차를 오래 타는 것이다.
미 경제 전문 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26일 미국 자동차시장에 출시된 2010년형 자동차 가운데 이처럼 내구성이 뛰어난 모델 10選을 꼽았다.
10개의 차종 가운데 7개 모델이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차였다.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사태 등으로 위상이 크게 떨어지긴 했지만 일본 자동차가 여전히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10년을 타도 고장 안난다”는 이미지를 뿌리 깊게 심고 있는 모양이다.
포브스가 꼽은 자동차 가운데 한국차는 아직 없다. 최근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력이 크게 상승하긴 했지만, 오랜 기간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 신뢰할 만한 차로 꼽히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아큐라 RL(국내시장 모델명: 혼다 레전드)
아큐라는 일본 혼다의 북미시장 전용 럭셔리카 브랜드로 3000cc이상의 고급 중대형 승용차와 SUV를 주로 출시한다. 1980년대 ‘레전드’라는 이름으로 미국은 물론 일본 호주 등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모델이다. 아직도 미국 거리에선 90년대 초반형 RL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내구성이 끝내준다는 뜻. 새로 나온 2010년형 모델의 예상 수명도 길다. 32만km를 넘었을 때 성능은 새차의 53% 수준. 보통 승용차가 그때쯤 되면 폐차해야 한다는 걸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토요타 시에나
미니밴 시장의 대표주자로, 미국 소비자들은 32만km를 넘었을 때 시에나의 성능이 신차의 45% 수준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럭급의 크기지만 3500cc V6엔진을 달아 동력 성능이나 승차감이 승용차 수준이다. 부품 소모율도 동급 차량 가운데서는 가장 낮아 전체적으로 차량 수명이 매우 길다.
◇토요타 야리스
토요타 브랜드 고유의 특징이 이 작은 미니사이즈 승용차에도 잘 나타난다. 우리나라 마티즈 급이지만 내구성은 ‘그랜저’급이다. 평균적인 성능의 동급차량보다 내구성이 1.65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르셰 박스터
엄청난 속도와 빠른 각종 기계 회전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스포츠카의 수명이 시내주행용 세단보다 더 길다면 누구나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970년대 중반 데뷔한 박스터의 외양은 그리 변하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바뀌지 않은 것이 바로 내구성이다.
2010년형 박스터의 내구성 평점은 동급차량보다 거의 2배 이상이라는 것이다. 주행거리 32만km를 넘어도 새 차와 비교해 85% 정도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
포드가 내구성 높은 승용차를 생산해 온 사실은 자동차 전문가라면 누구나 안다. 다만 제품 질이 엉망인 제네럴모터스(GM)이나 크라이슬러 같은 회사들과 같은 취급을 받는 푸대접을 받았을 뿐이다.
퓨전 하이브리드의 내구성은 32만km을 지났을 때 신차의 53% 성능을 발휘한다는 평가로 재확인됐다.
하이브리드 치고는 연비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만 제외하면 매력적인 차다.
◇포드 플랙스
플랙스는 8인승 SUV로, 단순한 직선 디자인이 꽤 매력적인 자동차다. 내구성 높은 각종 부품이 이 SUV에 잘 녹아져 있다. 넉넉한 수납공간과 안락한 시트 등이 매력이다.
◇혼다 CRV
미국 대도시 시민들에게 “어떤 차를 살 거냐”고 물어보면 10명중 2~3명은 바로 이 CUV를 꼽는다. 시내주행은 물론, 야외 나들이, 장거리 여행 등 다목적용인데다 고장 안나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2010년형 CRV는 주행거리 32만km를 넘어서도 신차 대비 65%의 성능을 발휘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렉서스 LX, 토요타 툰드라, 토요타 FJ크루
토요타 페밀리의 북미시장 공략 첨병들이 이 차들도 내구성은 좋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단지 석유값이 싼 미국에서나 몰아볼 수 있을 정도로 배기량이 4000~6000cc에 이른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리 나쁠 게 없는 구매대상일 수 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