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과 정 수석 트위터 팔로워 간의 단순한 말싸움이 지위를 이용한 '협박'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다수 네티즌 의견은 정 수석의 세련되지 못한 대응을 탓하지만 일부에서는 익명의 그늘에 숨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네티즌을 비난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싸움의 발단은 이렇다. 정 수석은 지난 8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자신을 비롯한 참모진이 이날 뮤지컬을 관람한 후기를 올렸다. 정 수석은 “대통령님 내외분과 함께 국립극장에서 ‘뮤지컬 영웅’을 관람했다”며 “‘안중근의 단지’로 시작해 교수형을 당하는 마지막 장면까지 2시간40분 동안, 윤호진 감독의 탁월한 무대연출이 돋보인 명품공연이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또 “이어 대통령 일행은 공연 후 장충동 족발집으로 향했답니다”라고 덧붙였다.
불을 지른 건 '최병은'이라는 이름의 정 수석 트위터 팔로워. 이 팔로워는 다음 날 이 글에 대한 답글 채널을 통해 “웃지마 이 XXX야, 나는 이 XX가 이렇게 살살 쪼개고 웃는 것이 맘에 안 들어요”라고 욕설과 막말을 보냈다.
이에 정 수석은 상당한 불쾌감을 느낀 듯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어요. 당신이 남긴 글 범죄행위입니다. 나 말고도 여러명이 알게 됐어요. 세상이 당신생각처럼 그리 만만하진 않습니다”라며 “세상에서 가장 겁 많은 비겁자. 무서워서 얼굴 내밀진 못하고(누가 모를줄 아나). 커튼뒤에 숨어 욕지거리나 내뱉고, 불쌍한 영혼아”라고 답글을 남겼다. 이 트위터 사용자는 “표현이 지나쳤음을 인정한다”며 정 수석에게 사과했다.
문제는 이후에 벌어졌다. 정 수석의 대응을 본 네티즌들이 '공인으로서 심한 것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이며 정 수석을 공격했다. 일부에서는 높은 지위에 있는 분이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어요'라고 말한 것에 대해 '협박하는 거냐'라며 반발한 것이다. 아무리 불쾌감을 주는 발언을 했다해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일반인에게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다’ ‘나 말고도 여러명이 알게 됐다’ 등의 표현을 동원한 것은 겁을 주기 위한 협박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헉, 안기부?”라고 비꼬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욕설을 한 팔로워의 태도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당신은 이상한 사람이군요"이란 글을 남겼고, 또 다른 네티즌은 "남방 출신의 저질 일본인 냄새가 난다"는 등 비방성 반응을 보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