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조현오 경찰청장이 강원지방경찰청 소속 전투경찰 대원(전경) 무단이탈 사건과 관련해 ‘부대 해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앞으로 전·의경을 제대로 관리 하지 않는 지방청이나 경찰서에서 전·의경들을 빼버리겠다는 것이다.
조 청장은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경 6명 이탈 사건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그 부대를 해체시키겠다”며 “업무는 그곳 직원들이 알아서 하도록 하겠다. 책임자는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전·의경 부대 내 구타 및 가혹행위가 말로만이 아닌 실질적으로 근절될 수 있도록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청장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전·의경 부대에서 각종 문제가 잇달아 터져 나오며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데 대한 당혹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가혹행위와 백혈병으로 투병하다 숨진 고(故) 박정수 의경 사건으로 가혹행위자 13명과 소속 중대장 등 17명을 사법처리 한 이후
'고강도 대책'을 발표한 지 보름도 안돼 이번 사건이 벌어져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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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청장은 "심지어 경찰관도 한 명 가혹행위에 가담했다고 하는데, 철저하게 형사입건해서 구속시킬 사람은 구속시키겠다"며 "불구속시키더라도 영창을 보내거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강원청 무단이탈 사건과 관련, “이 전경부대처럼 관리 제대로 못하는 곳은 과감하게 전·의경을 빼겠다. 이번에 이탈한 6명은 경찰청으로 발령 내고 원하는 곳으로 보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근무지를 이탈한 대원들은 강원지방경찰청 307전경대 소속 이모(20) 이경 등 6명이다. 이들은 23일 구제역 방역활동을 벌이다가 부대 내에서 구타·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서울지방경찰청에 이메일로 신고한 뒤 근무지를 이탈했다. 이 이경 등은 지난해 12월 초 자대배치를 받은 후 선임들로부터 수차례 구타당하고 각종 가혹행위 등으로 고통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대는 2005년 6월 알몸신고식 사진의 인터넷 유포로 물의를 일으켰고, 같은 해 7월에는 전경 3명이 잇따라 탈영하기도 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