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신호위반이 왜 피자배달 잘못으로 둔갑하나”…배달원 사망, 해당업체 입장 내놔

“버스 신호위반이 왜 피자배달 잘못으로 둔갑하나”…배달원 사망, 해당업체 입장 내놔

기사승인 2011-02-15 16:10:01
[쿠키 사회] 10대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생의 교통사고 사망 사건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사건이 알려진 직후 ‘30분 배달제’에 대한 무리한 시행이 한 청년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해당 업체가 그같은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망자가 치였던 버스가 신호위반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정작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짚어봐야 할 문제점이 잘못 제기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문래동에서 피자 배달을 하던 오토바이 운전자 김모(18)군은 버스와 충돌해 즉사했다. 50cc오토바이로 피자 배달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변을 당한 김군은 올해 서울 소재 H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11명(남성 7명·여성 4명)도 경상을 입었다.

14일 한 지상파 방송사는 ‘목숨 건 피자배달’이란 제목으로 이 사건을 보도하며, 빠른 배달 시간을 정해둔 회사 정책을 무리하게 지키기 위해 위험에 노출된 배달원들의 근무환경을 지적했다.

하지만 15일 해당 피자업체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배달 속도 요구에 대한 사실을 부인했다. 이 업체는 홈페이지에서 “경찰의 최종 조사 결과에 의하면 피해자의 과실이 없음에도 사고버스의 일방적인 신호위반으로 발생한, 피하기 어려운 안타까운 사고로 결론이 났다”며 “당사는 속도경쟁을 부추기는 정책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특히 지난해 말 모 피자회사 배달원 사망사고와 관련한 이슈를 염려, 전 매장에 안전우선을 특히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회단체 및 언론매체에서 한 청년이 일방적으로 당한 비통한 죽음을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근래 이슈가 되고 있는 ‘30분 배달제 폐지운동’과 연관시켜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사실들이 전해지며 “피자 배달이 아니라 버스의 난폭운전에 대한 지적이 있어야 한다” “피자나 치킨 등은 기본적으로 빠른 배달을 요구해 배달원의 마음은 급할 수 밖에 없다. 사건을 계기로 충분히 짚어볼만한 할 사안이다” 등 네티즌들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한 뒤 버스운전기사 박모씨를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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