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현직 정치인이 “이번 지진, 아주 잘 일어났다”

[일본 대지진] 현직 정치인이 “이번 지진, 아주 잘 일어났다”

기사승인 2011-03-21 13:31:00
[쿠키 지구촌] “이번 지진, 아주 잘 일어났다.”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국민들의 절망과 눈물이 뒤범벅된 일본 열도에서 이런 발언을 태연하게 할 수 있는 정치인이 과연 있을까. 거짓말같지만 실제로 이런 정치인이 등장했다.

어이없는 발언으로 일본 국민들을 분노로 몰아넣고 있는 장본인은 바로 내달 1일 오사카부 의원선거에 입후보할 예정인 자민당 소속 오사다 요시아키(長田義明) 부의회 의장이다.

21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그는 20일 열린 사무소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며 “오사카에 있어 하늘의 은혜라고 말한다면 나쁘지만 이번 지진이 일어나서 정말 잘됐다”고 말했다.

오사다 의장이 이런 발언을 한 이유는 그동안 오사카 청사 이전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이 옳았음을 내보이기 위해서다.

오사다 의장은 그동안 하시모토 토루(橋下徹) 지사와 오사카 청사 이전 문제에 있어 충돌해 왔다. 하시모토 지사는 오사카만의 부(府)사키시마 청사로 오사카 청사를 전면 이전하려 했고, 오사다 의장은 이에 반대해 온 것이다. 그런 와중에 이번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사키시마 청사가 피해를 입어 결국 그 곳으로 청사 이전을 반대하던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는 의미로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하시모토 지사의 생각이 완전히 틀렸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말도 했다.

오사다 지사는 발언이 전해진 후 현지 언론의 취재에 “경솔한 발언이었다.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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