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트위터가 유명인들의 ‘만우절 드립’으로 뜨겁다.
마치 사실처럼 무게가 실린 '농담'을 던진 이들의 트위터에 수많은 트위터리안들이 말 그대로 낚였기 때문이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heenews)는 만우절인 1일 새벽 깜짝 소식을 전했다. “청와대의 4대강사업 전격철회, 복지예산 전환발표를 환영한다”는 제목의 글이었다.
트위터러들은 이 대표의 글에 깜짝 놀랐다가 만우절 드립임을 안 뒤 “정말 속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이어 자신의 블로그에 트위터에 올린 글의 제목으로 논평도 발표했다.
이 대표는 “MB 정부가 드디어 국민의 염원에 고개를 숙였다. 청와대는 4월 1일 ‘국민의 뜻을 더 이상 거스르기 어렵다’며 ‘4대강 사업 및 부자감세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그 예산을 복지재정 확충에 사용 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민주노동당은 이와 같은 MB정부의 결단을 환영한다”는 글을 남겼다.
또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반값등록금 공약이행 내용도 언급한 뒤 논평 마지막에 “참고로 오늘은 4월1일 만우절이다”라며 이 논평이 ‘만우절 드립’임을 알렸다.
트위터리안들은 “오늘 진짜 ‘철벽수비’했는데 처음으로 당했다”, “중간까지는 혹시나 기대하고 읽었습니다” 등 다양한 반양을 보였다.
평소 이명박 정권에게 날선 비판을 했던 문화평론가 진중권(@unheim)씨도 “현 대통령을 존경합니다”라는 고백의 글을 남겨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잠시 후 “그리고 고백하건대… 이명박 대통령은 ‘쥐’가 아닙니다”라고 덧붙였다.
진씨의 글을 본 트위터리안들은 “전 진심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사랑합니다. 오늘만”, “이명박 대통령님은 나만 존경하고 사랑할꺼야 다 꺼져” 등의 멘션을 달며 ‘만우절 이벤트’에 동참했다.
오상진 MBC 아나운서는 만우절 농담으로 프리랜서 선언을 했고 그의 새 직장은 아랍의 알자지라 방송이었다.
오 아나운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MBC… 저 프리 선언합니다”라는 글을 올린 뒤 “알자지라 스포츠 뉴스 앵커 제안이 들어와서요.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라고 발표했다.
그는 “지금 인터넷에서 터번 고르고 있다”며 “방산시장 가서 공동구매할 것”이라고 덧붙여 만우절 재미를 배가시켰다.
기업들도 만우절 드립에 동참했다.
양대 이동통신사인 KT와 SKT는 만우절을 맞아 서로 트위터 프로필 사진을 상대 회사의 것으로 바꿨다. 이어 SKT는 “"만우절에도 올레하게! 열심히! 발로 뛰겠습니다. 두두두~”라며 KT의 홍보문구를 띄웠다. KT도 이 트윗을 리트윗하며 “콸콸콸!”이란 멘션을 달았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날 오전 “만우절인 오늘을 틈타 많은 악성코드들이 침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경고한 뒤 “그들 나름의 노고를 생각해 오늘 하루 그런 악성코드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글을 남겼다.
만우절 드립임을 감지한 트위터러들은 “배려심이 뛰어나다”, “지금까지 본 만우절 트위터 중 제일 재미있다” 등 농담으로 웃어넘겼다.
그러나 지나친 만우절 드립은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새벽 ‘전두환 전 대통령 심장마비로 별세’라는 소식이 트위터로 퍼지자 일부 트위터러는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자제하자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