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는 지난 2일자 칼럼 ‘서울에서 여보세요(ソウルからヨボセヨ)-일본침몰론의 쾌감(日本沈?論の快感)’에서 한국인들이 ‘일본침몰론’을 매우 좋아한다는 견해와 그런 현상에 대한 나름의 배경 분석 등을 서술하며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그는 “한국은 옛부터 일본침몰론을 아주 좋아한다”며 “이 말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코마츠 사쿄(1973년 출판된 ‘일본침몰’의 저자)의 소설도 번역·출판됐고, 동명의 일본 영화도 곧 수입·상영됐다. 매스컴도 무엇인가 말하자마자 ‘일본 침몰!’이라고 해 ‘쾌감(?)’을 즐겨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전통적으로 일본을 새삼스럽게 ‘섬나라’라며 바보 취급해 온 것과 관계가 있다”며 “스스로가 대륙으로 연결되는 중화 문명권의 우등생이라고 하는 ‘소화의식’의 산물이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동일본 대지진은 당연히 이런 일본관을 자극한다”며 “매스컴에선 재빨리 ‘일본 침몰!’이 등장했지만, 지나친 대재난이었던 탓인지 매스컴에서 ‘이웃나라 재난에 그런 행위는 품위가 없다’고 자기 비판이 일어났다. 침몰론은 쾌감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로다는 최근 일본의 독도 기술 교과서 검정 문제에 대해 한국인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매스컴이 선두에 서서 ‘일본 힘내라’는 캠페인을 전개해 대모금 운동이 됐지만, 이번 일본 교과서 검정의 결과 영토 문제 부분에서 타케시마(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하는 일본 공식 입장이 기술되고 있는 것은 다시 좋지 않은 소란을 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일본을 생각해 주고 있는데…’라는 불만”이라며 “그러나 일본은 ‘침몰’의 위기니까 이 때 한국이 영토 문제에선 일본에 양보하면 어떨까”라며 칼럼을 끝냈다.
구로다는 지난달 30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일본 지진에 대한 지원과 독도 영유권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번에는 (자국 교과서의 독도 표기 문제에 대응하지 말고) 조용히 지내면 어떻겠느냐”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