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번의 범죄·접대부 출신 40대 여성, 변호사 되다

39번의 범죄·접대부 출신 40대 여성, 변호사 되다

기사승인 2011-06-02 11:30:00

[쿠키 지구촌] ‘절도, 사기, 문서 위조 등 14년간 39차례의 범죄, 5번의 기소, 18개월간의 수감 생활, 접대부(escort) 생활’

그녀의 인생은 어두움 그 자체였다. 빛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날들이 계속되며 어느덧 마흔이 넘어버렸고 이렇게 인생은 흐지부지 끝날 것 같았다. 그러나 젊은 시절 범죄행각을 벌인 접대부 출신의 그녀는 49세라는 나이에 어엿한 변호사가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 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캐서린 스미든(49). 그녀가 인생의 중대한 전환에 도전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그녀의 딸이 자신이 접대부를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됐기 때문이다. 2004년 1월 30일,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평온한 날씨였지만 그녀에게는 청천벽력이 떨어지는 듯한 날이었다.

캐서린은 1일 토론토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딸은 비탄에 빠졌고 날 부끄러워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비록 딸을 키우기 위해 한 일이지만 결국 딸에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준 것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곧바로 접대부 일을 그만뒀다. 그리고 그녀가 선택한 도전은 법이었고, 결국 토론토 대학교 오스굿 홀 로스쿨 입학 허가를 받아냈다.

토론토대는 그녀의 어두운 과거가 아닌 가득찬 열정으로 펼쳐나갈 미래를 주목한 것이다.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결국 온타리오 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고, 지난달 12일 주 변호사회는 그녀를 회원으로 흔쾌히 받아들였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그녀의 49번째 생일. 인생 최고의 생일선물이었다.

캐서린은 “나는 아주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가족법 소송을 전문으로 다루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며 “변호사회 심사위원회의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매니토바 주 위니펙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온타리오 주로 이주한 스미든씨는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녀는 입양아였고 9세에 남동생을 잃었다. 17세에 처음으로 경찰에 체포됐으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39건의 범죄와 관련 5번이나 기소됐다. 교도소에서도 18개월을 지냈다.

또 1992년부터 1999년까지, 2002년부터 2004년까지는 접대부로 생활했다.

2008년 6월 졸업한 그녀는 2009년에 논문을 완성한 뒤 변호사회의 청문과 결정을 기다려왔다.

주 변호사회 제임스 캐스키는 심사인단을 대표해 “그녀의 끔찍한 과거 행적에도 불구하고 정직과 성실로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대한 헌신을 입증했다. 우리는 사람의 한 측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바라본다”라고 말하며 그녀의 자격을 완벽하게 인정했다.

캐서린은 요즘 주변 사람들의 축하와 응원 소리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열광적인 목소리를 내는 건 역시 딸이다.

그녀는 “현재 내 최고 서포터는 올해 23세가 된 내 딸”이라며 기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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