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희망버스 참여 시민들에게 경찰이 강제진압을 하는 과정에서 살포한 최루액에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발암물질(메틸렌클로라이드)이 들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현장에서 참여 시민들에게 약을 나눠준 보건의료단체연합에 따르면 수십명의 시민들이 피부 두드러기, 구토, 눈·코 등의 점막 등 자극 증상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트위터 등에서 제기되고 있는 물질들은 지금은 최루액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과수에 성분의뢰한 결과 인체에 무해한 PAVA액을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자극 증상을 근거로 유해를 의심하고 있는 네티즌들과 납득할만한 설명없이 “사용 중인 최루액은 인체에 무해하다”라고 주장만하는 경찰이 맞물리면서 객관적 정보없는 파문만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전문기관을 통한 성분 분석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당일 경찰이 사용한 최루액의 인체 유해 여부를 의심해볼 수 있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자극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날 경우와 특정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특히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 환자에게 자극 증상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는 경우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이상윤 정책위원은 11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재채기, 기침, 눈물, 눈·코 등의 점막 증상, 피부 두드러기와 같은 자극 증상은 최루액을 맞은 직후라면 성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나타난다”며 “인체에 무해한 성분의 최루액도 자극 증상은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정책위원은 “다만 경찰 발표대로 인체에 무해한 최루액이라면 그런 증상이 금방 사라져야 한다”며 “만약 자극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된다면 유해 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략 24~48시간이 지나서도 증상이 나타나거나 지속된다면 만성임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외에 환자들, 그 중에서도 특히 천식 등의 호흡기 계통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발작과 같은 과중한 자극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또한 유해 성분을 의심해 볼 수 있는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이 정책위원은 “인체에 무해한 PAVA액을 사용하고 있다는 경찰의 발표를 믿고싶은 마음”이라며 “일단 PAVA액이 정말로 인체에 무해한지 검토할 계획이며, 그 결과 경찰이 말한 것과 다르다면 정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PAVA액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상황에서 만성적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이 나오면 메틸렌클로라이드와 시에스(CS)가스 등 인체 유해 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럴 경우에도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극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난다거나하는 참여 시민의 제보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일 시위 이후 트위터에는 경찰이 집회 종료 후 현장에 최루액을 무단 방류했다는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따라서 집회 당일 경찰이 사용한 최루액이 인체 유해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경찰측은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의로 흘려보낸건지 조작 과정에서 실수인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