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지난 10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2차 희망버스’ 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참여 시민들을 상대로 사용한 최루액 성분 PAVA가 심하게는 ‘돌연사’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물질이라는 의료단체의 입장이 나왔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12일 PAVA의 주성분인 노니바마이드(Nonivamide)는 합성 캡사이신으로 매우 위험한 물질이라고 전했다. 이 물질은 데이터가 부족해 인체 영향에 대한 검증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까지 알려진 영향만 하더라도 위험하다는 것이다. PAVA의 구성 성분은 노이바마이드 외에 프로판-2-올, 지방산 등이다. 경찰은 PAVA 최루액 희석정도를 물 4t에 최루액 20ℓ를 섞어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물질안전자료(MSDS)를 근거로 노니바마이드의 급성건강영향으로 피부접촉, 눈의 접촉, 섭취시 유해하거나 매우 유해하며 심각한 과량노출시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성영향으로는 아직 활용가능한 데이터는 없지만 지속적이거나 반복적 노출시 장기손상, 신체의 전반적 쇠약을 초래할 수 있다.
즉, 노니바마이드에 대해 아직까지 모두 밝혀지진 않았지만 인체에 “매우 유해한 물질”임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이 단체는 노니바마이드가 아직 신체 영향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비교적 자료가 많은 캡사이신의 영향을 참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니바마이드는 합성캡사이신으로 캡사이신의 위험성에 준한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1993년 미군에 의한 독성연구자료 ‘캡사이신 독성에 대한 개괄’에 의하면 캡사이신은 호흡 기능에 대한 심대하고 급성 효과를 미친다. 또 보고서에서는 돌연변이 유발효과, 발암효과, (면역반응) 민감화, 심혈관독성, 폐독성, 신경독성, 인간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어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캡사이신이 돌연사를 초래할 수 있다는 보고도 상당수 있으며, 실제로 미국에서는 1990년대에 100명 이상의 캡사이신 (최루액) 관련 사망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노니바마이드는 매우 유해하며 과량노출시 사망할 수 있는 물질”이라며 “그 안전성이 잘 알려지지 않은 물질을 시민에게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며, 경찰은 이에 대한 합당한 책임과 함께 최루액의 살포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어떤 근거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는지 경찰에 ‘질의서’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1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PAVA가 정말로 인체에 무해한지 검토할 계획이며, 그 결과 경찰이 말한 것과 다르다면 정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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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찰은 최루액에 발암물질(메틸렌클로라이드)이 들어있다는 의혹이 일자 “현재 사용하는 최루액은 PAVA라는 물질이며, 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한 결과 인체에 무해하다”는 상충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