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조남호 회장 “부산 안 떠난다”…“기자회견 아닌 ‘기만회견’”

한진重 조남호 회장 “부산 안 떠난다”…“기자회견 아닌 ‘기만회견’”

기사승인 2011-08-10 20:16:00
[쿠키 경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지난해 12월 노조 파업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섰다. 그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6월17일 해외출장길에 오른 이후 처음이다.

조 회장은 10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각종 논란에 대한 해명과 함께 구조조정에 대한 정당성, 노사협상 타결을 위한 카드 등에 대해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발표한 호소문에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산시민과 영도구민,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경제 위기로 경영여건이 악화된 지난 3년여 간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인적 구조조정은 회상의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저희의 고통의 과정이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면서 오해와 불신, 갈등을 증폭시켜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한진중공업을 이끄는 경영 책임자로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외부의 정리해고 철회 주장에 대해서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그는 “회사의 생존에 필수적인 체질 개선을 포기하고 경쟁력 없는 상태로 돌아가라는 것은 생존을 포기하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트위터를 중심으로 일어난 ‘희망버스’ 등에 대해 “불법적 압력에 의해 정당하고 합법적인 경영활동이 힘들어진다면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원칙을 저버리는 결과일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조 회장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노사협상의 타결을 위한 카드도 제시했다. 그는 “3년 이내에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나야 했던 가족을 다시 모셔올 것”이라며 경영 정상화를 전제로 한 퇴직자 재고용을 약속했다. 또 퇴직자 400명 중 희망퇴직자에 대해서는 자녀 2명까지 대학졸업 때까지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겠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부산 영도조선소 폐쇄 논란에 대해서는 “필리핀 수빅 진출은 한진중공업의 경쟁력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었다”며 “만일 수빅이 없었더라면 영도조선소 또한 존재를 장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도조선소는 대한민국 최초의 조선소로, 우리나라 조선업의 상징이자 역사”라며 “한진중공업이 영도조선소를 포기하거나 부산 영도를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날 조 회장의 회견 내용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은 영도조선소에서 크레인 농성을 벌이며 트위터 등에서 한진중공업 사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도록 이끈 주인공이다.

그는 조 회장의 회견 내용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서 “(기자회견이 아닌) 기만회견”이라며 비난했다.

김 위원은 한 트위터 이용자가 “조남호 회장이 영도를 떠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진은 마산에서도 그런 약속을 한지 1년 만에 땅을 비싸게 팔고 떠난 적이 있다”고 지적하고 “상습범”이라며 믿을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또 “경찰이 막아선 시청에서, 헬기타고 와서 기자회견한 조남호 회장님. 자녀들 학자금에 지역발전기금까지 수백억을 내놓겠다면서도 회사가 어려워 정리해고했다? 수많은 국민들을 걱정하게 만들고 수많은 노동자들의 가슴에 피멍을 들인 사람이 할 소립니까?”라고 반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신은정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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