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자살을 기도한 탈옥수 신창원(44)이 한 여성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
문성호 자치경찰연구소장은 22일 자신이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에 ‘신창원이 자살기도 직전 쓴 편지’라며 지난 9일 신창원이 한 여성에게 직접 쓴 편지 전문을 공개했다.
신씨는 ‘사랑하는 우리 OO에게’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연애 갈등을 겪고 있는 여성을 위로하고 있다. 이 편지는 신씨가 자살을 기도하기 전날 여성에게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성 관계의 실패는 운명도 사주의 탓도 아니야. 남녀의 기대치 차이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며 “그 사람과의 일은 그 사람이 네게 바랐던 것과 네가 그 사람에게 바랐던 게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하고 과거 속으로 멀리 날려버려. 명예와 부를 모두 지니고 있는 할리우드 여우들도 연애 실패를 반복하면서 살아”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인간은 매일 크고 작은 실수와 실패를 하면서 살아. 실패 없이 살 수 없는 게 바로 우리 인간이라고 할 수 있겠지”라며 “네게 항상 하는 말이지만 한 번 더 할게. 자신감을 가져. 자신감에 차 있고 당당한 여자가 더 매력적이라는 거 알지?”라며 여성에게 용기를 북돋워줬다.
신씨는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이 읽었던 책의 내용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1m 이상 뛰어오를 수 있는 벼룩을 20cm 높이의 유리병에 넣고 위를 막아놓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벼룩은 탈출을 위한 도전횟수가 적어지고 결국 위를 열어 탈출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줘도 뛰어오르지 않아”라며 자신감을 상실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실험은 1970년대 중반에 나온 지그 지글러의 ‘정상에서 만납시다’에서 소개된 내용이다.
또한 “1997년 부산에서 탈옥해서 한달쯤 지났을까? 공주에 위치한 모텔에 갔다가 그곳을 관리하고 있던 12살 연상의 누나를 알게 되었지. 그분이 너무 따뜻하게 대해 줘서 이모나 누나처럼 생각하며 따랐다”며 탈옥 직후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신씨의 편지를 공개한 문 소장은 “신창원 본인이 희망을 잃고 자신감을 상실한 상황에서 막다른 골목에 처해 있었던 것 같다”며 “다가오는 추석 즈음에 ‘13년 모범수 신창원 가석방’ 소식을 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신씨는 지난 18일 새벽 4시10분쯤 경북 청송에 있는 경북북부 제1교도소 자신의 독방에서 고무장갑으로 목을 졸라 자살을 기도했다가 교도관에 의해 발견돼 안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20일 퇴원한 신씨는 경북 북부 제1교도소로 옮겨져 교도소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조현우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