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민투표의 결과에 책임을 지고 오늘 시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저의 거취로 인한 정치권의 논란과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즉각적인 사퇴로 책임을 다하겠다”며 즉각 사퇴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오 시장은 “한나라당도 최선을 다했다”며 “마음을 모아 한나라당다운 가치, 민주주의와 미래가치를 실현하는데 기꺼이 나서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투표 결과에 대해 다시 한 번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 시장은 “과잉복지는 반드시 증세를 가져오거나 미래세대에게 무거운 빚을 지웁니다. 또는 그 둘을 한꺼번에 불러오게 될 것”이라며 “삶의 휴식공간을 늘려가고 다듬는 일을 토목건축이란 이름으로 깎아내린다면 서울 시민의 안전과 삶의 질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당초 기초단체장 8명, 광역의원 7명, 기초의원 12명을 뽑는 ‘미니선거’였던 이번 재보선은 막판에 서울시장 보선이 가세하면서 ‘메가톤급 선거’로 급부상하게 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미 서울시장 수성과 탈환을 놓고 벼랑끝 승부에 돌입했다. 양당 모두 조만간 재보선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시내 한 호텔에서 서울지역 의원들과 조찬모임을 갖고 오 시장 사퇴 이후 정국과 재보선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투표함을 개함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평일 선거에 야당의 전면적인 방해가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표율 33.3%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의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승리에 임해서 우리는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명령을 받들 것”이라며 필승의지를 다졌다.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들은 이미 치열한 물밑경쟁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에선 나경원·원희룡 최고위원, 정두언 의원 등과 함께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최고위원 외에도 이인영 최고위원과 박영선 정책위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