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환자 10명 중 4~5명은 '유전 아니다'

탈모 환자 10명 중 4~5명은 '유전 아니다'

기사승인 2011-08-30 16:14:01
[쿠키 생활] 속칭 '대머리'로 불리는 탈모증은 흔히 유전성 또는 가족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녀 모두 실제로는 가족력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모발학회(회장 강진수·강한피부과 원장)는 최근 연세대 원주의대 원주기독병원 등 국내 13개 대학병원의 탈모 환자 1220명을 대상으로 탈모 유형 및 가족력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남성의 41.8%, 여성의 47.9%가 가족력과 큰 상관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가족력과 탈모증의 상관관계>

특히 여성 탈모는 확실히 가족력의 영향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남성 탈모 역시 가족력이 없는 경우도 아버지 쪽 영향(47.1%) 못지않게 많은 것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가족력이 없음에도 조기 탈모가 나타난 경우는 31.5%로, 아버지 쪽 영향(30.4%)에 비해 다소 높았다.

연세대학교 원주기독병원 피부과 이원수 교수는 “지금까지 대부분 탈모가 절대적으로 유전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번 조사 결과는 가족력이 없어도 탈모가 나타날 수 있으며, 심지어 일부이긴 하지만 비교적 젊은 나이에 조기 탈모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탈모 조사에 사용된 BASP(BAsic& SPecific Type) 분류법은 이 교수팀이 개발한 것으로, 탈모 환자의 앞쪽 머리 선 모양에 따라 L형, M형, C형, U형의 4가지 기본유형(Basic type)과 윗머리 쪽 탈모 유형을 가리키는 특정유형(Specific type)이 있다.

특정 유형은 윗머리 부근 탈모가 집중된 부위에 따라 V(Vertex)형, F형(Frontal or Female) 두 가지로 분류된다.

이 분류법에 따르면 우리나라 탈모증 환자들은 앞 이마선이 후퇴하는 앞머리선 탈모의 경우 남성은 전반적으로 부계의 영향(36.7%)으로 M자형이 가장 많았다. 이는 아버지가 M자형 탈모라면 아들도 다른 유형에 비해 M자형 탈모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가족력이 없는 경우도 30.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탈모의 발생연령은 L타입이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해 점차 이마 선이 후퇴하는 일반적인 탈모진행 순서(M, C, U형)를 따랐다.

이번 조사에서는 앞이마선 탈모와 함께 유전적 영향이 적은 윗머리 탈모가 함께 나타난 경우도 전체의 63.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서양 남성에게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윗머리의 숱이 적은 여성형 탈모(F형)가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런 여성형 탈모증을 보이는 남성의 비율은 17%였다. 이는 서양 남성의 여성형 탈모 비율(4~5%)보다 4배나 높은 것이다.

이렇게 남녀간의 탈모유형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안드로겐성 호르몬과 아로마타제(Aromatase)란 효소 때문이다.

한편 전반적으로 가족력의 영향이 적은 것으로 확인된 여성 탈모의 경우 L형이 많고, 윗머리 숱이 적은 형태의 전형적인 여성형 탈모(F형)가 50.5%로 정수리 정중앙의 탈모유형인 V형(14.0%)보다 높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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