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져” “순수하지 않아”…급해진 한나라당 ‘안철수 때리기’

“건방져” “순수하지 않아”…급해진 한나라당 ‘안철수 때리기’

기사승인 2011-09-06 11:31:00
[쿠키 정치] 한나라당이 본격적인 ‘안철수 때리기’에 나섰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터져나오기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야권 표심의 분산화’를 기대하면서 은근 미소를 지었던 분위기는 언제 그랬냐는듯 사라져 버렸다.

최근 안 원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한나라’ 입장을 명확히 하고, 야권단일화 참여에 대한 의사마저 밝히자 ‘초긴장 모드’로 돌아선 것이다.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마디로 박(원순) 변호사는 우려스럽고 안 교수는 걱정이 된다. 둘이 만나는 자체를 국민들은 순수하지 않게 보고 있다”며 경계의 눈길을 보냈다.

김 총장은 “박 변호사는 그동안 정치활동 안했지만 진보진영에서 선수 후보에 해당한다. 안 교수는 IT(정보기술) 분야에서 경영인으로서 귀감이 되는 분”이라며 이같이 말하고 “박 변호사 출마는 개인 자유지만,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안교수를 단일화라는 악수를 향해 끌어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 젊은 지도자가 상처입고 순수성을 훼손당한다면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 핵심당직자는 “안 원장이 너무 건방지다는 생각도 든다”며 “‘역사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다’고 했는데 이번에 좌파라고 선언한 것 아닌가 싶다. 이념적 좌파라기보다는 강남 좌파에 가까운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당직자는 “‘반한나라당’ 선언이 오히려 잘됐다. 빨리 안 원장을 포기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어제 한나라당이 완전히 패닉이었는데 이제 기류가 좀 달라졌다”고 말했다.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한 진성호 의원은 “안 원장이 ‘반한나라’라고 커밍아웃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안 원장은 정당에 얽매이지 않는 중도적 이미지와 참신성이 강점이었는데 상당한 정파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조금 지나 여론조사를 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친박 인사는 “IT 전문가라고 해서 정치를 잘 하겠느냐”면서 “안 원장이 무슨 검증이 됐느냐. 예전 운영하던 회사 내에서도 내분이 있어 몇 분이 물러났다고 하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다른 친박계 인사도 “화려하게 타오르는 불꽃은 금세 사라진다. 정치를 너무 순진하게 바라보는 것 같다”고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이런 가운데 황우여 사무총장은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안 원장에 대해 “검증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 총장은 “한나라당과 선을 그으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인기투표에서 말을 했던 한나라당(지지성향 유권자)의 한 20% 가량이 고심을 하게 된다”며 “그럼 그 후에 선을 긋고 난 후에 전선이 형성이 되며 검증절차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정치권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물인지 시장직을 할 수 있는지 검증에 들어갈 것인데 아마 우선 출마선언을 하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진성호 의원도 라디오에서 “정치권에 들어오면 주변인물과 400억원 늘었다는 재산문제 등이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지금의 신선함은 줄어들고, 현재의 기조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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