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복부 약할 때 복근운동 하면 척추손상 위험

하복부 약할 때 복근운동 하면 척추손상 위험

기사승인 2011-09-26 14:41:01
[쿠키 건강] 40대 직장인 한모 씨는 얼마 전부터 요통을 느껴 운동을 새로 시작했다. 특히 복근이 허리를 지탱하는 중요한 근육이라는 정보를 듣고 하복근을 키우기 위한 ‘레그레이즈’, ‘스쿼트’ 같은 운동에 집중했다. 그러나 운동을 할수록 이상하게 허리가 점점 더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잘못된 운동방법으로 인한 부작용이었다.

◇복근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고난이도인 ‘다리들기’=레그 레이즈, 일명 다리 들기 운동은 ‘크런치’와 더불어 대표적인 복부 운동이다. 레그 레이즈는 하체를 아래에서 위로 끌어올려 하복부부근의 근육만을 단련하는 효율적인 운동으로, 장소에 구애 없이 간단하게 할 수 있어 선호되고 있다.

우선 마루나 벤치에 누워 손은 윗부분을 잡고,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발뒤꿈치를 약간 들고, 숨을 멈춘 상태에서 다리를 그대로 들어올리면서 엉덩이를 가슴 쪽으로 말아 올린다. 복근이 완전히 조여진 상태에서 숨을 내쉬며 복근에 힘을 주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며 다리를 바닥으로 내리는 동작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0~15회로 3세트로 하게 된다.

그러나 이 동작은 복근이 약한 상태에서 하면 오히려 척추를 상하게 할 수 있다.

척추관절전문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백현철 원장은 “레그 레이즈를 할 때 다리를 내리는 동작에서, 복근이 약하면 충분히 수축하지 못해 무릎을 굽힌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무릎이 펴지면 덩달아 허리가 바닥에서 떨어져 둥글게 휘는 척추전만 자세가 나타난다. 반대로 요추의 후관절에 압력이 집중되면서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리가 앞쪽으로 들린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외상을 입는 경우 후관절의 관절막이 파열되어 통증이 유발될 수 있고, 후관절의 잦은 부딪힘으로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 요추후관절 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다리를 들어올릴 때는 등을 바닥에 꼭 붙이도록 해야=후관절증후군이 생기면 허리나 골반주위에 통증이 있고,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한쪽 옆으로 굽힐 때 통증이 증가한다.

디스크와의 차이점은 디스크가 무릎아래까지 내려가는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후관절 증후군은 무릎아래까지 통증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후관절 증후군이 척추관 협착증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후관절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배를 앞으로 내민 자세나 허리가 뒤로 젖혀지는 자세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레그레이즈 운동을 시작하고 자꾸 배가 앞으로 나오거나, 다리를 들어 올리고 내릴 때 허리 뒤에서 뚝뚝 소리가 나고 아픈 경우. 혹은 고관절에서 똑 하는 소리가 난다면 레그 레이즈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레그 레이즈를 할 때는 허리가 바닥에서 들리지 않도록 등허리를 바닥에 밀착시킨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근이 약해서 허리가 들릴 경우에는 허리가 들리지 않는 각도까지만 다리를 내리고, 복근을 단련해 가면서 점차 다리를 내리도록 한다.

허리가 약한 상태에서 레그 레이즈를 시작하게 되었다면 양다리를 붙이고 한꺼번에 들어올리기 보다는 한쪽 다리씩 천장을 향해 들어올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훨씬 힘이 덜 들고 허리에 부담이 덜 해 허리부상을 방지 할 수 있다.

◇허리에 부담 없는 복근 운동 하려면?=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원장은 “복근 운동은 척추 주변의 근육을 단련하고 골반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주지만, 척추 관절이나 디스크에 미치는 압력도 크기 때문에 잘못하면 오히려 척추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며 “가능한 한 척추에 부담이 적은 방법으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스크에 압력을 미치는 정도로 봤을 때, 발을 바닥에 대고 하는 윗몸 일으키키는 서 있을 때보다 약 2배의 압력을 척추에 가하기 때문에 척추가 약한 사람들이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런때는 받침대를 놓고 상체만 가볍게 일으키는 복근운동을 하는 것이 추천되는데, 받침에 무릎을 90도 각도로 올려놓고 복근운동을 하면 추간판(디스크)에 미치는 압력이 서 있을 때보다 3분의1로 줄어들어 부담이 훨씬 덜하다.

또한 효과적으로 복근을 만들고 싶다면 규칙적인 복근 운동 외에도, 평소 아랫배에 힘을 주고 항상 배를 들이미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습관은 배 가로근이라고 불리는 등 아래 깊숙이 자리한 근육을 자극시키는데, 등을 지탱하고 골반을 정돈해주는 효과가 있어 복근을 탄탄하게 유지시켜준다. 더불어 몸이 늘어지거나 실제보다 배가 더 튀어나와 보이는 자세를 바로잡아 준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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