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인화학교 “학생 숨지게 하고 암매장” 파문

‘도가니’ 인화학교 “학생 숨지게 하고 암매장” 파문

기사승인 2011-10-17 16: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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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영화 ‘도가니’의 실제 배경이 된 광주 인화학교에서 이번에는 50여년 전 학생을 학대해 숨지게 한 후 암매장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17일 오후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와 인화학교 동문 150여명은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폭로했다.

농아로서 인화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던 김영일(71)씨는 “교사로 재직하던 1964년 10월쯤 어린 남자아이가 숨져 가마니에 싸여 있는 것을 봤고 아이를 교직원 3명과 함께 묻으러 갔다”며 “당시 내가 직접 땅을 팠다”고 말했다.

그는 “고아였던 이 남자아이(당시 8세 추정)를 교감이 오랫동안 굶기고 때려 숨지게 했다"며 “숨진 아이를 가마니에 싸 나와 교감, 다른 교사 1명이 함께 당시 광주 동구 학동에서 7km 정도 떨어진 무등산 자락에 묻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6개월 후에는 다른 여자아이(당시 7세 추정)에게 밥을 거의 주지 않아 그 아이 역시 숨졌다”며 “이 아이 역시 교직원 4명과 함께 암매장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당시 내가 직접 경찰에 신고했지만 사체가 없다는 이유로 무시당했다”며 “이에 실망해 68년쯤 학교를 떠났고 이후 2년동안 싸웠지만 들어주는 이가 없었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인화학교 1,2회 졸업생들이 다 봤다”며 자신의 주장에 대한 신빙성을 강조했다.

대책위원장인 김용목(실로암사람들 대표) 목사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 오늘 기자회견은 대책위와 동문들의 인화학교 규탄대회에 이은 항의 방문을 위해 계획됐던 것”이라며 “그런데 전혀 예기치 못한 충격적인 얘기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김씨가 당시 자신도 암매장에 동참했기 때문에 내내 말을 못하다 이제서야 양심고백을 한 것”이라며 “대책위측에 ‘이제야 편하게 눈 감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심경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경찰에 조사를 요구할 것”이라며 “경찰도 발생시기와 상관없이 인화학교와 관련된 모든 사건은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씨 외에도 많은 졸업생들이 나와 수십년 동안 있었던 인권 유린을 성토했다.

인화학교 졸업생인 광주농아인협회 강복원 회장은 “1975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인화학교 이사장의 셋째 아들이 재학중인 청각장애 여학생 2명의 옷을 벗기고 누드화를 그렸다”며 “그 셋째 아들은 현재 광주의 한 일반학교에서 미술교사로 버젓이 근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은 이들이 남아 계속 장애학생들을 학대해 온 것”이라며 “2004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이번에 확실하게 처벌해 그 굴레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 연합뉴스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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