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사람이 산다. 그리고 고양이가 산다.”
[쿠키 영화] 고양이를 소재로 한 뮤지컬 ‘캣츠’, 만화영화 ‘톰과 제리’, 캐릭터 ‘헬로키티’등 고양이는 사람들과 친숙한 동물 중에 하나다. 하지만 길 위의 고양이들은 어떨까.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이들에게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양이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다’ 혹은 ‘큰 관심 없다’의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길고양이 좋아하세요?”라고 질문하면 ‘쓰레기봉투를 찢어 싫다’ ‘번식력이 문제시 된다’ 등 부정적 반응이 지배적이다.
영화 ‘고양이 춤’(감독 윤기형, 제작 고양이구름 필름)은 고양이에 대한 이러한 편견을 바꿔주는 따뜻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사진과 영상의 두 가지 콘텐츠가 병렬식으로 구성된다. 영화의 원작인 ‘안녕 고양이 고마웠어요’의 이용한 작가는 스틸로, 윤기형 감동은 영상으로 고양이의 이야기를 담는다. 두 사람은 각본은 물론 내레이션까지 참여해 진정성을 더했다.
이 작가의 사진설명은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한다. 고양이의 ‘벌서는 모습’ ‘묵념하는 모습’ ‘축구 시합을 하는 모습’ 등 인간의 눈으로 바라본 의미를 부여해 재미를 더한다. 영상에 비해 다소 늘어지고 지루할 수 있는 사진이지만, 효과음을 더해 더욱 영화에 몰입하게 한다. 또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커피 CF를 재치 있게 패러디,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이용한 작가가 고양이의 모습을 귀엽고 재밌게 표현했다면 윤 감독은 영상으로 고양이의 뒤를 쫓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상을 통해 길고양이의 출산, 로드 킬, 먹이부족 문제 등을 리얼하게 선보인다.
또 고양이를 소재로 한 발랄한 노래와 감성적인 멜로디의 음악을 적절히 사용해 감동을 배가시킨다. 영화에 삽입된 곡들은 인디뮤지션 핀과 루비라이트의 곡들이다.
두 가지의 다른 콘텐츠로 이야기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하나로 통한다.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따뜻하게 변해야 한다는 것. 단순한 고양이의 일상을 기록한 것이 아닌, 사회 전반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길고양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함께 사는 곳, 함께 사는 생명에 대한 인간의 배려 없는 이기심도 꼬집는다.
가끔 길 위의 고양이를 보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두 눈을 지끈 감고 묵인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길고양이에게 먹을거리와 물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모른다. 적어도 길고양이를 바라보는 마음의 온도가 1도는 높아질 것이다.
영화는 오는 17일 개봉하며 수익금의 10%는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 돌아간다. 전체관람가로 상영시간은 76분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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