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리뷰 굿&배드] 연극 ‘해무’

[Ki-Z 리뷰 굿&배드] 연극 ‘해무’

기사승인 2011-11-05 13:01:00

[쿠키 문화]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이란

[줄거리] 연극 ‘해무’는 밀항을 시켰던 선원들의 이야기다. 지난 2007년 초연돼 호평을 얻은 ‘해무’는 ‘전진호’에 승선한 선원들이 조업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태웠던 조선족의 죽음으로 인해 갈등이 증폭된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선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조선족을 승선시키지만 심한 풍랑과 불법 밀항을 알고 쫓던 해경선을 피하게 되고 그 동안 조선족들은 어창에서 질식사하게 된다. 선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조선족의 시산을 수장을 한다. 극단 연우무대가 창립 30주년 기념작으로 선보인 ‘해무’는 리얼리즘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는 평을 얻으며 한국연극 베스트 7에 선정된 바 있다. 신철진과 김용준, 유인수, 권태건을 비롯해 나종민과 박해영, 손수정, 박동욱, 이효상 등의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Good] ‘해무’는 인간 본연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정통연극이다. 연극은 한 남자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바다 위에서 가장 두려움을 주는 것은 거센 빗방울도 높은 파도도 아니다. 바로 짙은 안개인 ‘해무’다. 배에 갇힌 선원들이 현실 앞에서 속수무책 나약한 인간의 근원적인 몸부림을 보인다. 막막한 공간 속에 외로운 인간의 울고 웃는 희노애락과 환경과 여건에 따라 극적으로 치닫는 인간의 대비와 갈등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회전과 조명만으로도 한정된 무대에서 펼쳐지는 역동적인 장면은 놀랍다. 실감나는 무대장치와 장면 전환으로 마치 관객들은 배를 함께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Bad]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갈등과 사투로 이어진다. 배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박진감 넘치는 상황은 긴장으로 가득 차 있다.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는 피곤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과잉된 느낌을 준다. 배우들의 대사는 적지 않은 편인데, 공연장은 넓어 일부 대사 전달이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소극장에서 대극장으로 공연장 규모가 커지면서 생겨난 문제다. 오는 2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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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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