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돈 없어도 진심이 통하면, 사랑은 OK”
[줄거리] ‘티끌모아 로맨스’(감독 김정환, 제작 인디스토리)는 돈이 아까워 연애를 하지 않는 국보급 짠순이 홍실(한예슬)과 돈이 없어서 연애를 못하는 마성의 청년 백수 지웅(송중기)의 생계밀착형 로맨스를 그린다. 매번 취업에 실패하고 단돈 50원이 없어서 연애사업도 못하는 천지웅은 있는 척, 가진 척 온갖 허세를 부리다가 월세 옥탑방에서도 쫓겨난다. 구사일생으로 구홍실을 만나 그녀의 집 앞에 텐트를 치고 거주한다. 구홍실은 천지웅에게 돈 버는 노하우를 알려주는데, 다른 꿍꿍이를 갖고 있다. 짠순이와 청년 백수의 사랑은 어떻게 이뤄질까.
[Good] 송중기는 그간의 귀공자 이미지를 버리고 확실히 망가지며 천지웅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렸다. 대낮에 성인동영상을 보며 야릇한 표정을 짓고, 마음에 드는 여자를 유혹하기 위해 온갖 허세를 부리며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엉덩이의 반을 노출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일부 장면에서는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를 송중기가 띄우며 극에 몰입하게 한다. 한예슬도 화려한 이미지를 벗고 털털한 옷차림에 거의 화장을 하지 않고 등장, 짠순이 캐릭터로 완벽 분한다. 코믹한 캐릭터를 기존에 많이 선보인 탓인지 연기 변신을 시도한 송중기의 그늘에 가리지만, 예쁜 외모를 드러내는 것보다 실감 나는 연기에 초점을 뒀다는 느낌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돈 모으는 방법도 기발하다. 빈 병을 모아 파는 것부터 결혼식 하객 아르바이트, 골동품 팔이 등 다양한 방법을 소개해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Bad] 영화는 지웅을 통해 청년실업 문제를 담고, 집안의 부도로 어머니의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한 홍실의 삶을 보여주며 소녀 가장의 애환을 그린다. 하지만 이는 소스로만 작용했을 뿐,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와 얽혀 뚜렷한 메시지를 전하거나 문제를 건드리지는 못한다. 지웅과 홍실의 캐릭터는 다소 과장 돼 현실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영화의 재미를 생각한다면 흠잡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극 후반부 지웅이 전 재산을 털어 홍실에게 ‘무언가’를 선물하는데, 지웅의 처지를 알기에 감동보다는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오는 10일 개봉하며 15세 이상관람가다. 상영시간은 114분.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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