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영화 ‘블라인드’와 ‘오직 그대만’에서 시각장애인 연기를 각각 펼친 김하늘과 한효주가 동일 인물에게 시각장애인 연기를 지도받아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두 여배우에게 철저한 시각장애인 연기를 지도해준 사람은 서울맹학교 조연길 교사. 조 교사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자 하는 마음으로 대가 없이 두 사람의 연기 지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조 교사의 노력은 두 여배우가 극중 자연스러운 시각장애인 연기를 하게 만들었고, 김하늘은 이 연기로 제48회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조 교사는 4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각장애인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 시각장애인의 모습을 영화를 통해서 많이 알려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무보수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하늘과 먼저 인연을 맺은 뒤 한효주를 만났다. 김하늘은 ‘블라인드’ 촬영 전 도움을 받기 위해 여러 곳에 의뢰해 조 교사와 인연이 닿았다. 이후 한효주는 김하늘 소속사 관계자의 소개로 조 교사를 만났다.
중도실명자들에게 기초 보행교육과 이론 교육 등을 가르치고 있는 조 교사는 두 배우에게 지팡이를 짚으며 걷는 법을 비롯해 기본적으로 시각장애인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되는 교육을 했다.
그는 “일주일에 세 번, 2시간씩 한 달 넘게 두 분을 지도했다. 두 분이 배운 것은 비슷하다. 다만 한효주 씨는 영화 속에서 안마하는 장면이 있어 추가적으로 안마하는 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이어 “두 분 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며 “처음에는 안대로 눈을 가리니까 겁을 내고 두려워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졌고 우리 학교(서울맹학교) 학생들과 같이 밥도 먹고 어울려 놀기도 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연기 스타일에 대해서는 “한효주 씨는 정말 노력파다. 하나하나 다 적어가며 공부하는 스타일로 매우 열심히 했다. 김하늘 씨는 연기 경험이 많은 배우답게 연기의 집중도가 대단히 높았다. 시각장애인 연기를 시작한 직후 김하늘 씨에게 갑자기 ‘휙’ 하고 다가갔는데도 멈춰 서거나 눈을 깜빡이는 흔들림을 보이지 않았다. 실제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연기를 해내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의 연기에 대해서는 “아주 만족했다”며 “이제까지 나왔던 시각장애인 연기 중 두 분의 연기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두 분이 연기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모습을 표현해 줬듯이 시각장애인들이 일반인과 다른 점은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뿐이다.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블라인드’(감독 안상훈·제작 문와쳐)는 연속되는 여대생 실종 사건과 뺑소니 사고를 두고 시각장애인 수아(김하늘)와 목격자 기섭(유승호)의 증언이 엇갈리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정통 멜로 영화인 ‘오직 그대만’은 전직 복서 철민(소지섭)과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는 정화(한효주)가 만나 운명을 건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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