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硏 예산 삭감’ 민주당 의원들의 ‘이용도구’였다?

‘안철수硏 예산 삭감’ 민주당 의원들의 ‘이용도구’였다?

기사승인 2011-11-09 14:44:01


[쿠키 정치] 무소속 강용석 의원(사진)이 ‘안철수연구소 예산 삭감’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지역 예산 증액을 위한 ‘이용수단’이었다는 것이 그가 주장하는 내용의 골자다.

강 의원은 9일 자신의 블로그에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안철수는 민주당을 접수했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기사(안철수연구소 예산 삭감에 대한)와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이번 2012년도 지경위(지식경제위원회) 예산안 회의에서 저는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의 ‘모바일 악성프로그램 탐지 및 방어기술 개발’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문제점은 안철수연구소가 기존에 하던 사업을 왜 정부 돈으로 지원해야 하는냐는 점, 그런 혈세를 지원받은 기업에서 대주주에게 그렇게 많이 배당한다면 결국 국가가 안철수 배당금을 대준 꼴이 되지 않느냐는 점, 50억원을 지원받아 2년간 사업을 진행한 것에 비해 성과가 형편없다는 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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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이 사업은 안철수연구소가 주관하지만 다른 중소기업 두 군데도 포함돼 있고 에트리(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와 한국전자부품연구원까지 포함된 컨소시엄 사업”이라며 안철수 개인이나 안철수연구소라는 회사만을 겨냥으로 한 지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런 지적을 누차에 걸쳐 했음에도 11월 2일 예산소위 당시 조경태(민주당) 예산소위위원장은 저의 지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예산소위에서 의결을 해 왔다”며 “이때 시간이 부족해서 조경태 의원의 지역 예산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3일 지경위 전체회의에서 저의 지적이 논의조차 되지 않고 통과된 것에 대한 문제점을 다시 지적했고, 이때 참석했던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신의 지역구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김영환 지경위원장의 지역예산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말도 들렸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그랬더니 김영환 위원장이 대뜸 제 지적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점은 문제가 있다며 예산소위로 다시 예산안을 보내서 재심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며 “전 이때까지만 해도 저의 요구 때문인 걸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11월 8일 다시 열린 예산소위는 김영환 지경위원장, 김진태 원내대표, 조경태 예산소위위원장의 지역 예산 증액을 위한 소위였다”며 “그러면서 저의 지적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으니 제가 지적한 감액 부분을 슬쩍 끼워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민주당 의원 3명의 지역구 예산 증액이 ‘실제 목적’이고 자신이 지적해왔던 부분은 명분을 살리기 위한 ‘표면적 도구’였다는 것이 강 의원의 주장이다.

강 의원은 “그래놓고는 언론에 ‘지경위, 안철수연구소 예산 전액 삭감’식으로 보도가 나온 오후 늦게부터 조경태 의원이 난리가 났다”며 “그러더니 갑자기 지경위 전체회의를 다시 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 측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산 소위를 다시 열고 하는 과정에서 2일과 8일의 안건을 비교해보니 해당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도 수십억원씩 증액됐다”며 “그런데 강 의원이 지적한 14억원 삭감에 대해서만 다시 전체회의를 열겠다고 하니 이런 의구심을 떨져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3차에 걸쳐 하는 사업이지만 이미 2차에 걸쳐 50억원이 지원됐고 성과가 실망스러운데 중간 평가도 없이 무턱대고 혈세를 지원해도 되느냐 하는 점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 지적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주장의 근거로 내세운 관련 자료들도 충분히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프트웨어 업계는 강 의원의 안철수연구소 예산 삭감 주장 근거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가 아직 해외진출이 미약한 편이고 이같은 상황을 타파하고 개척해나가자는 취지의 사업에 대해 현재의 해외매출이 적다는 것을 근거로 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안철수연구소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에서 시행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3개년 계획으로 진행 중인 것들”이라며 “그런데 2년간 성과가 형편없다는 근거를 내밀며 예산을 없애자는게 말이 되느냐.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은 해외 경쟁력이 약하다. 현재보다 국가에서 더 지원해줘도 부족할 판에 강 의원이 정치적인 이유로 터무니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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