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 우리 아이 감기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 우리 아이 감기인 줄 알았는데…

기사승인 2011-11-24 22:37:00
[쿠키 생활] 날씨가 급격하게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겨울철 건강 주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기온이 내려가면 신체의 근육, 혈관, 신경 등이 위축되고 경직되며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고 면역력은 약해져 기존의 질병은 증상이 악화되기도 하고, 숨어있던 각종 질병이 발현되기도 한다. 또한 난방기구 사용 부주의 등에 의한 화상에 노출될 가능성도 많아진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각별히 유의해야하는 겨울철 계절 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찬바람 조심! 고혈압 주의보=요즘처럼 찬바람이 거세고 일교차가 극심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질환의 하나는 고혈압이다.

갑자기 차가운 날씨에 노출되면 혈관벽이 수축해 혈압이 치솟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혈압 환자의 겨울철 사망률은 여름철보다 30%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혈관계가 갑자기 찾아온 추위를 감당하지 못하고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잠에서 막 깨어난 아침에는 교감신경 활성도와 함께 혈압이 높아져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건강한 사람들도 대기 온도가 1도씩 내려갈 때마다 혈압이 0.2~0.3㎜Hg 올라가는데 이는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피부 혈관이 수축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도 통계적으로 10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1~2월에 가장 많아져 다른 계절보다 10~25% 증가한다. 이 때문에 대한고혈압학회는 매년 12월 첫 주를 고혈압 주간으로 선포하고 대국민 고혈압 캠페인을 벌여오고 있기도 하다.

고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박창규 교수는 “겨울철에는 고혈압 환자는 물론 고령자나 일반인도 무리한 아침 운동과 과음을 피하고, 정기적인 혈압 체크를 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열나는 우리 아이, 감기인줄 알았는데 요로감염?=찬바람이 불고 기온이 떨어졌는데 아이의 온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하면 으레 감기를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열이 난다고 해서 해열제나 감기약만 먹이면서 시간을 지체하다가 요로감염으로 인한 신장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고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유기환 교수팀이 지난 2002년 3월부터 5년간 발열로 병원을 찾았다가 요로감염을 진단 받은 환아 406명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요로감염에 걸린 어린이에서 발열기간이 길수록 신장에 상처가 남는 후유증인 반흔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요로감염은 발병 초기에 47%정도 신장에 급성 염증을 발생시킨다. 이 때 발열 3일 이내에 요로감염이 치료됐을 경우에는 30%, 발열이 시작된 지 3일이 지나서야 항생제 치료가 실시된 경우에는 후유증인 반흔으로 100% 발전했다.

또한 이와 같이 신장에 반흔이 생기면 신장의 일부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추후 고혈압, 만성신부전 등의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 요로감염의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연구대상 환아들은 발열이 시작된 지 평균 2.7일이 지나서야 병원을 찾고, 총 발열기간 역시 평균 4일에 가까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유 교수는 “신장에 한번 생긴 반흔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반흔이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인이 불분명한 어린이 발열이 있을 경우 꼭 요로감염을 의심하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이로 인한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상, 얼음보다는 시원한 물로 응급처치해야=영하 10도 이하로 기온이 뚝 떨어진 날이면 난방기기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고, 자연히 따뜻한 물이나 음식을 찾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조금만 부주의하면 쉽게 화상 위험성에 노출되게 된다.

화상은 초기에 어떻게 응급처치를 하느냐에 따라서 흉터의 범위와 깊이 및 2차 세균감염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초기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일단 화상을 입으면 흐르는 시원한 수돗물이나 생리식염수로 화끈거리는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화상부위를 식혀 주어야한다. 이는 화기를 빼서 화상 부위가 확대되는 것을 막고 통증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이후 연고나 크림은 화상부위가 충분히 식은 후에 바르는 것이 좋다. 고대 구로병원 응급의학과 조한진 교수는 “급하다고 얼음으로 화상부위를 식히는 경우가 있는데 급작스럽게 열기를 시키면 혈관을 수축시켜 염증성 물질이 발생돼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화상으로 생긴 물집은 좋은 생물학적 보호막이 되기 때문에 터트리거나 만지지 말고, 병원을 찾아 소독을 하고 전문가의 처치에 따라야 한다.

옷 위로 화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무리하게 옷을 벗기보다 옷을 입은 채로 찬물에 몸을 담그거나 옷 위로 찬 물을 부어 화상부위를 식히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응급처치 후 병원을 찾아 화상정도를 살피고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처치를 받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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