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2011년 한해 극장가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100억 원 이상 투입된 기대작들은 생각보다 큰 빛을 보지 못했고 예상 밖의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하며 대중을 울고 웃겼다. 또 ‘파수꾼’ ‘혜화, 동’ 등 독립영화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2011 한국영화 흥행 TOP5는?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조사된 영화진흥위원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한해 흥행영화 상위 10위 권 안에는 한국영화 5편이 올랐다. ‘최종병기 활’(744만) ‘써니’(743만)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478만) ‘완득이’(476만) ‘도가니’(455만)가 그 주인공이다.
해외영화까지 포함하면 ‘트랜스포머3’(772만) ‘최종병기 활’(744만) ‘써니’(743만) ‘쿵푸팬더2’(505만)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478만) 순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올여름 100억 원대의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쏟아져 나와 기대를 고조시켰다. ‘고지전’ ‘퀵’ ‘7광구’ ‘최종병기 활’ 등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 작품들 중 ‘최종병기 활’을 제외하고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 실망감을 안겼다.
‘고지전’과 ‘퀵’은 같은 날 개봉해 엎치락뒤치락 1, 2위를 다퉜지만 두 작품 모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7광구’는 잇따른 혹평 속에 200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치며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그런가 하면 이들 작품 중 가장 늦게 개봉한 ‘최종병기 활’은 가장 기대감이 낮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외의 결과였다. 영화는 740만 관객을 돌파하며 감독판까지 선보였다. 또 주연배우인 박해일과 문채원은 이 영화로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써니’ ‘도가니’ ‘완득이’ 등 반전 흥행
‘써니’와 ‘도가니’ ‘완득이’ 등의 작품은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써니’는 특별히 눈에 띄는 인기스타가 출연하지 않았음에도 강형철 감독의 치밀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들였다.
‘완득이’와 ‘도가니’는 각각의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공통점이 있다. ‘완득이’는 관객의 입소문을 타고 5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62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아저씨’ 이후 처음이다.
‘도가니’는 영화의 흥행은 물론 사회적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 영화는 지난 2000년부터 5년여 동안 청작 장애인 학교에서 벌어진 학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관객들은 분노의 도가니에 빠졌고 이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이에 ‘도가니 법’(성폭력범죄의 처벌 특례법 개정안)이 발효됐고 해당 학교는 문을 닫았다.
‘작은 고추가 맵다’ 독립영화들 강세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독립영화들이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파수꾼’ ‘혜화, 동’ ‘무산일기’ ‘돼지의 왕’ ‘고양이 춤’ 등은 1만 명 이상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규모가 작은 독립영화가 1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것은 상업영화 기준 1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단한 성과다. 특히 ‘파수꾼’은 2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여전히 작은영화는 ‘퐁당퐁당 상영’(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교차 상영하는 것을 말하는 영화계 은어) 등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있다. 영화 ‘사물의 비밀’의 이영미 감독은 예정된 개봉관 숫자에 비해 급격히 줄어든 개봉관 수와 열악한 대우에 분노를 드러냈고 보도자료와 기자회견을 통해 작은 영화를 살려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2011년 극장가, 지난해보다 관객 수와 매출 상승
이외에도 영화진흥위원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극장을 찾은 전국 관객 수는 1억 4187명이며 매출액은 1조 100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관객 수는 817만 명인 6.1%가 늘었고 매출액은 538억 원인 5.1%가 늘어난 것이다. 남은 12월도 상당한 기대작들이 몰려 있어 더 높은 성장률을 기대케 한다.
12월 개봉하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등 할리우드 대작과 ‘마이웨이’ ‘퍼펙트게임’ 등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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