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배우는 행복하면 안 되나요?”…日, 새해부터 행복추구 논쟁

“AV 배우는 행복하면 안 되나요?”…日, 새해부터 행복추구 논쟁

기사승인 2012-01-08 20:47:01

[쿠키 지구촌] 일본에서 새해부터 직업에 따른 행복 추구 논쟁이 뜨겁다. “내가 미래에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한 성인비디오(Adult video·이하 AV) 여배우의 블로그 글이 논쟁의 시작이었다.

일본의 AV 여배우 겸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요코야마 미유키(23)는 지난 5일 자신의 블로그에 작성한 ‘행복에 대해 말하다’라는 글에서 “같은 인간인데 직업이 다르다는 이유로 쉽게 평가하지 말라. 이 직업(AV 배우) 때문에 내가 행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타인이 내 행복을 결정할 수 없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면 된다. 내 삶은 타인이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다”라면서 상대방의 행복에 대한 언급은 스스로 우월감을 느끼기 위한 행동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스스로 느낀 직업적 회의보다는 비판적 팬들에 대한 경고 수준의 발언으로 보인다.

그의 글은 일본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로 퍼지고 일부 매체의 보도로 이어지면서 뜨거운 논쟁을 낳았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큰 돈을 쉽게 버는 대신 민감한 사생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AV 배우의 직업적 특성상 미래에 행복할 수 없다는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본의 한 여성 네티즌은 “동창회에는 AV 배우 친구를 부를 수 없다. 그런 친구가 있다는 말을 남편에게 할 수도 없다. AV 배우가 친구들로부터 초대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도 “매춘으로 존경 받을 수 있는 사회는 세상 어느 곳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주장을 앞세워 요코야마의 손을 들어준 네티즌들도 적지 않다. 이들 중 일부도 “행복할 권리는 있지만 차별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회의적 입장이다.

그러나 자신을 AV 배우라고 소개한 네티즌들이 요코야마와 뜻을 함께하고 성매매 여성 등 ‘음지’의 직업군은 물론, 일반 회사원과 개인 사업자까지 합류하며 논쟁은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요코야마는 7일 “내 생각을 일방적으로 몰아가려는 게 아니라 단지 개인적 공간을 통해 말하고 싶었을 뿐”이라면서도 “AV를 매춘이라고 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 단순한 매춘이라면 이렇게 큰 반향을 불러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블로그에 적었다.

한편 요코야마는 2010년 10월 TBS 드라마 ‘사채꾼 우시지마’를 시작으로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AV 배우다. 다수의 남성 팬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 트위터@kcopd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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