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방송진단] 아역배우 딜레마…잘해도 걱정, 못해도 걱정

[Ki-Z 방송진단] 아역배우 딜레마…잘해도 걱정, 못해도 걱정

기사승인 2012-01-14 13:33:00

[쿠키 연예] 사극 초반에는 대부분 아역 배우들이 등장한다. 극중 캐릭터들이 각각 어린 시절부터 유기적인 인연을 맺게 되는 과정을 그리기 때문에 필수불가결인 사안이다. 대부분 어린 시절 남다른 사연을 안고 우여곡절을 겪는 주인공들은 성인이 되어 우연히 다시 만나는 것이 일반적인 사극의 레퍼토리다.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해 압도적인 수목극 1위를 지키고 있는 MBC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 게시판에는 ‘아역배우의 출연 분량을 늘려 달라’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시청률은 회를 거듭하며 치솟고 있지만, 아역배우들의 열연에 넋이 빠진 시청자들이 급작스럽게 성인 연기자로 바뀌면서 그 감동과 몰입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시청자들은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에 “지금 충분히 재밌으니 아역배우들이 계속 극을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딱 좋은데, 성인 연기자로 바뀐 후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질지 걱정이다”라는 글을 올리며 아역배우들의 연기에 열광하며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동시에 성인배우로 바뀌었을 시의 우려를 토로하고 있다.

‘해품달’의 아역분량은 총 20부 중 6회로, 거의 1/3을 차지한다. 다른 사극보다 비교적 아역 출연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허연우(월) 역의 김유정과 왕세자 이훤 역의 여진구, 왕위 계승 서열 1순위인 왕자 양명을 연기하는 이민호는 각각 한가인과 김수현, 정일우의 아역으로 등장한다. 어린 나이에도, 애틋하고 안타까운 감정 연기를 안정적으로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해품달’은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자 정은궐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드라마화한 작품으로, 무녀가 된 세자빈과 젊은 왕의 사랑을 다룬 로맨스 사극이다. 주인공 연우(한가인)가 세자빈으로 간택됐으나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무녀(巫女)로 살아가게 되는 기구한 운명을 그린 내용이다.

아역배우는 드라마의 꽃이다. 앞서 드라마 ‘대장금’에서 이영애의 아역을 출연했던 ‘어린 장금이’ 조정은은 특유의 깜찍하고 똑부러진 연기로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잇단 CF 출연에 이어 각종 드라마에 섭외 1순위로 떠올랐었다. 또한 ‘국민 여동생’ 문근영은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송혜교의 아역으로 등장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에도 “아역 출연 분을 늘려달라”는 시청자의 요청이 있따라 화제가 됐었다.

첫 방송부터 극 초반의 시청률을 책임지는 아역배우는 그만큼 역할의 비중이 크고 중요하다. 때문에 어설프고 안정적이지 못한 아역배우의 연기는 드라마 초반의 시청률에 좋지 않은 요소로 작용해, 향후 성인 연기자 출연분량까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날 경우 성인 연기자들의 부담은 그만큼 커진다.

아역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얻었지만 성인 연기자로 바뀌는 과도기를 무사히 거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까지 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딜레마다. ‘너무 잘해도 걱정, 못해도 걱정’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서의 교체가 자연스럽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것만이 이러한 딜레마를 피하는 유일한 길인 만큼 성인배우들의 열연이 큰 과제로 남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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